서울의 마지막 임명직시장과 민선시장당선자는 모두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
으로 6월30일을 보냈다.
피해자 구조와 복구작업을 밤새 진두지휘하면서 임기 마지막날을 마무리
한 최병렬서울시장은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으나 사고
시신들이 이어져 나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을 때마다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최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고수습현황을 묻는 질문에 "현재 사고현장에
투입되어 있는 특공조가 최후의 한사람까지 생존자를 확인하고 더 이상은
절망적이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미룰 수 밖에 없다"
면서 인명구조가 최우선과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시장은 "오늘중으로 조순신임시장과 시정전반에 걸친 인계인수작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전임시장으로서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신임시장을 도와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최시장은 이날 오전 사법연수원 1층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전문가의 1차안전진단결과 폭발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고원인이 인재임을 공식화한뒤 "정확한 사상자규모는 복구
작업이 끝나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순서울시장당선자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사고현장에 나와 최시장
으로부터 상황설명을 들었으나 현장 인부들이 "사람살리는게 중요하지 보고
가 뭐가 중요하냐"는 항의를 받고 브리핑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은 뒤 현장을
떴다.
조시장당선자는 이에앞서 오전 8시 강남 성모병원에 들러 사망자및 부상자
현황을 살펴본 뒤 유족과 부상자가족들을 격려했다.
"아비규환"은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자정 조시장당선자는 서울시장으로,
최시장은 전직시장으로 서로의 자리를 찾아갔다.
< 특별취재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