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7일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밤새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이번
선거의 본질이 지자제의 정착과 선거혁명에 있다고 생각한 때문인듯 선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결과로 집권여당의 위상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의 움직임은 물론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미칠 영향과
파문을 우려하는 분위기.

한 당국자는 "선거라는 것이 일종의 게임인 만큼 집권당이 이기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의 초점이 어떻게 하면 지자제의
본질을 살리느냐와 선거혁명에 맞춰졌던 만큼 선거결과에 일희일비할 사안
은 아니다"고 강조.

이 당국자는 "일본을 비롯한 내각제를 하는 나라들도 지자제가 국정운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데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겠느냐"면서 "선거결과야 어떻든 김대통령의 국정운영기조는 전혀 변함
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

이 당국자는 "지역감정을 볼모로 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녀는
정치인과 정치세력때문에 선거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진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김대중 김종필 양김씨를 겨냥한뒤 철저하게 지역감정이 반영된
선거결과에 깊은 우려를 표시.

또 다른 관계자도 "서울에 살고 있는 호남출신 유권자중 78%가 민주당
조순후보를 찍었다는 모 방송의 투표자 조사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지역감정을 뚫고 어떻게 지자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할지가 걱정"이라고
언급.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