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직후인 60년대초.

국내에 냉연설비가 없었던 그시절 "정부가 열연설비 도입을 지원하는게
옳으냐, 아니면 냉연설비를 들여와야 하느냐"는 문제놓고 철강업계가 둘로
갈라져 4년여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인 적이있다.

열연은 신영술씨의 한국철강, 냉연은 주창균씨의 일신제강과 권철현씨의
연합철강이 주축을 이룬 이 논쟁은 냉연의 승리로 결말이 났지만 도중에
로비자금 수수설이 터져나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됐던 사건이다.

말그대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지만 정책담당자들이 4년동안이나
우왕좌왕했던 것은 냉연이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냉간압연이라고해서 쇠를 얼려서 압연하는게 아니다.

열을 가하지않을 뿐이다(압연중 마찰열이 생겨 실제로 압연이 이루어지는
온도는 섭씨1백도 안팎).

열간압연(7백~1천1백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냉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냉연은 압연온도가 낮은만큼 열연처럼 표면에 산화막이 생기지않고 조직도
훨씬 균일하다.

당연히 냉연이 고급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