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9일 ''개방경제하에서의 통화정책''이란 주제로 창립 45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한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윌리엄 맥도너 미 뉴욕연준총재,
미구엘 만세라 멕시코중앙은행총재,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윔 뒤젠버그 국제결제은행(BIS)총재등이 참석해 중앙은행의
역할등에 관해 강연과 질의 응답을 가졌다.

이들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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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의 범세계화와 중앙은행의 역할 ]]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준총재>

최근 세계의 금융환경은 <>정보통신기술의 급진전 <>금융의 범세계화
<>금융혁신과 자유화라는 세가지의 근원적이고 상호관련 요인에 크게
영향받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은행 증권 보험업등 전통적인
업무영역구분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거래투자 위험이전
등의 특성을 결합한 다양한 신종금융상품이 출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현상이다.

이런 시기에 중앙은행은 세가지 관점에 주의해 정책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우선은 건전한 거시경제정책기조를 견지하고 이에대한 국제적 신뢰를
획득하는게 필요하다. 또 금융감독을 위한 국제적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시급하다.

예컨대 선진10개국(G10)중앙은행들이 금융감독에 관한 바벨위원회를
중심으로 협조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식으로 말이다.

마지막으론 결제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간 협조기반을
다져야 한다.

국제금융거래의 확대에 따른 시스템리스크는 한 중앙은행이 독자적으로
대처할수 없기 때문이다.


[[ 금융자유화와 통화정책-멕시코의 경험 ]]

미구엘 만세라 <멕시코중앙은행총재>

멕시코 금융위기 이전의 대규모 외자유입은 멕시코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왔다.

국부를 증대시키고 기계장비를 신기술의 최신자본재로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대규모 외자유입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도 많았다.

우선 경상수지적자를 무조건 ''환율 고평가''로 볼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환율고평가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문제가 생겼다.

자금을 쉽게 확보할수 있어 투자와 소비가 크게 증가한 반면 금융기관의
대출심사가 해이해져 부실여신이 늘어났다.

또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불태화외환시장개입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적정 시장개입규모를 사전에 파악하기 곤란했다.

멕시코정부는 경상수지적자가 국민경제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작년 12월 페소화의 평가절하와 함께 변동환율제도로의 이행을
단행했다.

국제수지방어를 위해 해외자본의 유출을 억제하는 것도 가능하겠으나
이는 도리어 해외자본의 유입에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고려하지 않고있다.


[[ 개도국경제에 있어서의 금융자율화와 중앙은행 정책 ]]

스탠리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금융자율화가 필요한 것은 금융을 규제할 경우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시장참가자들이 지하경제를 형성함으로써 규제를 회피할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금융억압에서는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금리탄력성
이 낮아짐으로써 효율적인 통화정책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금융자율화과정에서 통화가치의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국환율을 특정통화 또는 통화바스켓에 페그시키거나 인플레이션
목표를 채택해 관리하는 것을 들수 있다.

페그환율제도로 통화가치의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재정 및 통화정책
이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할수 있도록 운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환율조정의 최적시기 파악이 어려워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가 용이한 국가에서 채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금융자율화의 진전으로 통화와 물가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지고 있어
통화증가율목표 대신 향후 수년내의 인플레이션율을 일정 수준이하로
억제한다는 전제아래 인플레이션 목표를 발표하는 방식도 채택할수
있을 것이다.

이경우 인플레이션목표의 수준은 선진국에 있어서는 2%, 개도국에서는
이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다.


[[ 건전성 감독과 금융제도의 안정성 ]]

윔 뒤젠버그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금융의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세계를 무대로 영업활동을 하는 국제은행
들이 공정한 경쟁여건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각국의 감독
당국은 규제.감독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제적 협력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감독업무의 국제적 협력은 BIS산하의 바젤위원회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도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음에 비춰
다른 나라 감독당국과의 협조를 긴밀히 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파생금융상품은 전통적인 상품에 비해 상품
구조나 거래절차가 복잡해 시장의 투명성이 떨어지는데다 레버리지효과도
매우 크므로 이를 면밀하게 감독할 필요가 있다.

G10국가에서는 정보교환과 감독업무의 조정을 위해 은행.증권.보험감독
기관과의 비공식적인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