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콕힐스의 18번홀(파4.450야드). 그레그 노먼(40.호주)이 3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은 그린을 타고 구르며 프린지 뒤쪽에 멈춰섰다.

볼은 정확히 프린지와 러프의 경계선상에 있었다.

당연히 볼의 절반은 러프의 풀에 가렸고 절반 정도만이 위로 나와
있었다.

이같은 볼의 위치는 골프책에서 자주 거론되는 상황. 그 경우 퍼터로
치는 것보다는 샌드웨지를 혀 볼의 가운데 부분을 치는 게 더 확실성이
있다는 가르침이 있었다.

노먼도 샌드웨지를 빼들었다.

홀컵까지는 약 6m. 노먼은 샌드웨지로 퍼팅하듯 쳤고 볼은 내리막을
타고 구르기 시작했다.

그 볼은 정확히 홀컵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만약 노먼이 우승한다면 바로 이 장면이 "우승을 향한 분기점이자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말이 쉽지 "샌드웨지 버디퍼팅"이 어디 그렇게 흔한 것인가.

그것은 노먼의 이날 5번째 버디였다.

노먼은 보기 2개를 떨쳐 버리며 3언더파 67타의 데일리베스트스코어를
냈다.

이곳시간 16일 미뉴욕주 사우스햄프턴의 시네콕힐스GC(파70.6,944야드)
에서 벌어진 제95회US오픈 2일째경기는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의 부진속에
노먼의 단독선두가 결론이다.

노먼은 2라운드합계 5언더파 135타(68-67)를 기록,2위와 2타차를
보이며 90년대들어 가장 절호의 US오픈 우승찬스를 만들었다.

<>.첫날 156명의 참가선수중 유일하게 무보기를 기록했던 노먼은 이날
8번홀(파4.367m)에서의 티샷이 왼쪽 러프로 떨어지며 3온2퍼트,보기를
범했다.

26홀만의 대회 첫보기."티샷이 러프이면 보기"라는 공식의 유령의
언덕이 노먼에 안겨준 첫 선물이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나도 보기를 하리란건 분명했다.

문제는 보기를 범한후 얼마나 빨리 복구를 하느냐인데 다행히 나는
그점에서 성공했다.

이런 코스에서의 핵심은 극도의 인내심,자제력이다.

조용히 자신의 테두리안에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흐름의 유지가 바로
그것이다.

내가 현재 행복하다면 그것은 골프의 어떤 특정부분이 잘 돼서가
아니라 현재 내 자신이 느낄수 있는 나의 자제력에 기인한다.

날씨가 계속 좋고 바람도 계속 불기 때문에 앞으로 그린은 점점 더
단단해 질 것이고 점점 더 빨라 질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대처 할수 있는 방법은 인내심밖에 없다"
그의 말대로 노먼은 "흐름"이 좋다.

아직 2라운드가 더 남았고 그 나머지 2라운드가 "이번 US오픈의
전부"이기는 하지만 이날 현재 노먼의 포지션은 "더 이상을 바라면
욕심"이 되는 위치이다.

<>.노먼의 추격자는 놀랍게도 일본의 오자키 마사시(49)이다.

점보 오자키는 이날 버디4개에 보기2개로 2언더파 68타를 치며 합계
3언더파 137타로 단독2위를 마크했다.

아마 일본은 오자키의 분전에 일대 열풍에 휩싸여 있을 것이다.

이곳에 와 있는 일본 기자들도 흥분의 기세가 역력했다.

그것은 지난 80년 US오픈에서 아오키 이사오가 잭 니클로스와 연장을
벌인 "대사건"이후 일본 최대의 골프뉴스가 아닐까 한다.

첫날 선두 닉 프라이스는 이날 버디2개에 보기는 무려 5개로 3오버파
73타를 기록,합계 1언더파 139타(66-73)로 공동 5위로 내려 앉았다.

그의 보기퍼레이드는 경기후 그의 코멘트대로 "7번홀 3퍼트후"
인내심이 다소간 허물어진데 기인한 느낌이다.

그러나 프라이스의 5위 포지션도 여전히 우승을 위협할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까지 언더파스코어를 낸 선수는 단 6명에 불과했다.

오자키의 뒤를 이은 공동 3위(2언더파 138타)대열에는 필 미켈슨과
봅 트웨이(86USPGA선수권자)가 자리 잡았다.

이날 커트오프는 6오버파 146타까지의 73명. 빠뜨리지 말아야 할
선수는 이날 68타에 합계 이븐파 140타(72-68)를 치고 있는 닉 팔도(영국).

팔도는 이날 경기로 제 페이스를 찾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대회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순순히 물러날 팔도가 아닐
것일란 추측은 누구나 가능한 얘기.

<>.월요일자가 휴간이기 때문에 우승 전망을 일찍 해보자.과연 누구일까.

확실한 힌트는 이날까지 최소 이븐파 이내에 든 선수들에게만 찬스가
있을 것란 점이다.

파5홀이 단 2개뿐인 파 70코스이고 그것도 US오픈 개최지중 가장
어렵다는 이곳에서는 어떤 한 선수가 갑자기 6,7언더파를 치며 솟구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다시말해 코스특성상 "어느날 신들린 듯"치며 우승하는 확률보다는
"선수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실력"만이 시네콕의 정상을 좌우할수
있다는 분석인 것. 그런 점에서 꼽을수 있는 선수는 뻔하다.

노먼, 팔도,프라이스가 "상식대로의" 1그룹 아닌가.

스코어는 합계 7언더파 내외? 자,누구에게 어떤 스코어로 배팅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