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장은신용카드사장이 5일 행장후보로 추천됨으로써 행장후보추천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장기신용은행의 갈등이 수습단계에 들어섰다.

지난4월13일 봉종현행장이 덕산그룹에 대한 대출비리혐의로 구속된
이후 행장후보로 거론되던 박창수장은증권사장과 오세종전무를 놓고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의견이 엇갈려 행장후보선출이 2개월
가까이 난항을 겪어왔다.

장기신용은행출신인 윤병철하나은행장의 영입을 추진하기까지 이르렀으나
이마저 뜻대로 되지않자 은행관계자들은 정부로부터의 낙하산에 대한
우려와 따가운 여론을 의식,행장후보선출을 조속히 마무리짓는게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추위와 이사회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봉행장구속당시 해외여행중이던 김사장이 당초일정보다 앞당겨 귀국할
때만해도 김사장을 행장후보로 꼽은 사람은 많지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사장이 별다른 논란없이 행장후보로 선출된 것은
"여러 유력한 행장후보들의 후보추천이 빗나가버려 장은그룹내 최선임자인
김사장을 행장후보로 선출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형성됐기 때문.

김사장은 33년생으로 40년생인 박사장등 계열사사장들과는 상당한
연배차이가 있다.

선임자인데다 온화하고 원만한 성격으로 내부화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특수은행이면서도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유일한
은행인 장은으로서는 인사의 독립권을 빼앗길 뻔한 위기에 부닥쳤던만큼
당분간 내부갈등은 수면밑으로 잠복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측은 일단 주총전까지 오전무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올해초 대출
비리사건과 행장후보논란등에서 입었던 상처를 치유하고 분위기를
안정시키는데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