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날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돼 앞으로
중소기업주식에 대한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금 3억달러(약2천4백억원)이하의 한국중소기업에만 투자할
아틀란티스코리아스몰러컴퍼니스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여러나라를
방문하는 도중 서울에 잠깐 들른 피터 어빙(39)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 15년간 몸담아 온 슈로더증권을 그만두고 지난 3월말
아틀란티스투자자문사(AIM)를 설립했다.

피터 어빙사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한국증시전문가.

지난87년 코리아유럽펀드(KEF)의 설립을 계기로 한국증시와 인연을
맺은 어빙은 10여년간 슈로더증권을 통해 거의 10억달러규모의 투자자금을
한국증시에서 운용한 경험이 있다.

그는 KEF를 운용하면서 2백35%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백59%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그가 맡은
KEF는 한국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계투자펀드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셈이다.

중소기업전용외수펀드인 아틀란티스펀드의 규모는 1억달러(약8백억원).
펀드조성을 위해 런던 파리 스위스 중동 홍콩 호주등을 돌아다닌 어빙
사장은 "외국투자자들이 한국경제와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펀드를
판매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대상으로 중소기업을 고집하고 있는 것과 관련,어빙사장은 "현재
대부분의 외국계펀드나 한국기관투자가들이 대형우량주중심으로 투자를
편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소기업주식은 그동안 소외됐던만큼
앞으로 주가상승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경제는 최근 2~3년간 수출중심으로 성장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내수중심의 경기가 예상되고 따라서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그만큼 커져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기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편입시킬 중소기업주식에 대해 어빙사장은 "시장점유율이
높고 재정상태가 건전하며 높은 매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우량종목들"
이라면서 현재 50여개 종목의 리스트를 작성,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틀란티스펀드는 오는 22일 자본금납입을 거쳐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상장시킨 뒤 외국인투자한도확대직전인 23일부터 본격적인 주식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어빙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조사연구가 거의 미진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달 중순께 한국을 다시 방문,가능한 많은 기업을 직접
탐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능한 전속연구원을 현재 물색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증시와 관련,어빙사장은 "정부의 부양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시설투자과열로 인한 시중자금압박과 고금리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면서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900포인트선에서 횡보하다가 두가지 문제가
해결될 것이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상승을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빙사장의 연말 종합주가지수전망치는 1,050포인트.

어빙사장은 "한국증시가 높은 경제성장률과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투자가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지만 7월1일 외국인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자금은 일부 우량주에만 몰려올 뿐 기대만큼
대거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 "3%한도확대가 한국정부의 대외개방노력에 비해 충분치 않은
것이어서 런던금융가에서는 작년 12월의 2%한도확대때보다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런던현지분위기를 전했다.

"AIM은 동아시아증시투자를 전문으로 할 것"이라면서 이번 1억달러짜리
아틀란티스펀드에 이어 "하반기에 2억5천만달러규모의 한국증시전용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