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중앙처리장치(CPU) 기업인 인텔을 이끄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이번주 행선지는 ‘아시아의 반도체 중심지’였다.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컴퓨텍스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인텔 인공지능(AI) 서밋’에 참석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5일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인텔은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업계에선 “두 나라의 반도체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란 해석을 내놨다.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기업이 설계한 AI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범용 칩이 아니라 맞춤형 반도체가 필요한데, 한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핵심인 반도체 칩 설계는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천하다. 이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와 패키징은 대만 TSMC가 꽉 쥐고 있다.이렇게 미국 빅테크들과 대만 TSMC가 맺은 단단한 파트너십에 한국 기업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엔비디아와 AMD가 최근 대만에 AI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 등 동맹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국·대만 듀오’가 장악한 비메모리 시장 규모(2023년 기준 620조원)는 한국이 잘하는 메모리 시장(179조원)보다 3.5배 크다. 2022년 31%였던 한국의 10나노미터(㎚) 미만 첨단 반도체 점유율이 2032년 9%로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미국반도체협회)이 나오는 배경이다.한 반도체 전문 대학교수는 “미국과 대만이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면서 한국은 AI 반도체 대전
정부의 예상대로 2035년 동해안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량 생산되면 우리나라는 석유탐사 시작 65년 만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설움을 벗게 된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배석해 “매장이 확인될 경우 2035년 정도면 상업적인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 덕분에 남미 최빈국에서 신흥부국으로 발돋움한 가이아나의 매장량(110억 배럴)보다 많은 규모다. ○한국, 1959년 석유 탐사 시작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제조강국이면서도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세계 4위 에너지 수입국이자 9위 원유·천연가스 소비국이다.한국은 1959년 국립지질조사소가 전남 해남군 우황리 일대에서 처음 석유탐사를 한 이후 에너지 자립의 꿈을 이어왔다. 1964~1977년 포항 지역, 1976~1981년 경남·전남지역에서 탐사를 실시했지만 석유를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 1970년엔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제정해 국내 해역에서의 자원개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여 대륙붕을 탐사했지만 석유를 찾지 못했다.1973년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석유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밝히자 이튿날 조간신문에 ‘신림동의 한 맥주집에서 손님 300여 명이 감격에 겨운 나머지 일제히 기립해 애국가를 불렀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박 대통령이 약 1년 뒤 원유층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
세계 1위 중앙처리장치(CPU) 기업인 인텔을 이끄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이번주 행선지는 ‘아시아의 반도체 중심지’였다.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컴퓨텍스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인텔 인공지능(AI) 서밋’에 참석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5일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인텔은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업계에선 “두 나라의 반도체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란 해석을 내놨다.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기업이 설계한 AI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범용 칩이 아니라 맞춤형 반도체가 필요한데, 한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핵심인 반도체 칩 설계는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천하다. 이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와 패키징은 대만 TSMC가 꽉 쥐고 있다.이렇게 미국 빅테크들과 대만 TSMC가 맺은 단단한 파트너십에 한국 기업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엔비디아와 AMD가 최근 대만에 AI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 등 동맹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국·대만 듀오’가 장악한 비메모리 시장 규모(2023년 기준 620조원)는 한국이 잘하는 메모리 시장(179조원)보다 3.5배 크다. 2022년 31%였던 한국의 10나노미터(㎚) 미만 첨단 반도체 점유율이 2032년 9%로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미국반도체협회)이 나오는 배경이다.한 반도체 전문 대학교수는 “미국과 대만이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면서 한국은 AI 반도체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