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로이"는 진정한 남자의 명예와 용기 그리고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250여년전 영국의 지배권력에 맞섰던 스코틀랜드의 실존 인물 롭로이가
주인공.

그곳 출신 마이클 케이튼 존스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영화는 거대한
역사의 비극을 한 가정과 부족 공동체의 울타리 안에 무리없이
담아냄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삶을 한 공간에 대비시키고 있다.

고산지방 특유의 아름다운 풍경과 연록색 초원, 물안개에 휩싸인
강변 등 빼어난 영상미도 돋보인다.

몰락한 왕족의 후예인 롭 로이(리암 니슨분)는 영국인들의 폭정과
사치가 극에 달하자 기아에 허덕이는 부족을 구하기 위해 몬트로스
후작에게 돈을 빌린다.

그러나 그의 꿈은 영국에서 쫓겨온 청년귀족 커닝햄(팀 로스분)의
계략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만다.

돈을 받으러갔던 그의 동료가 커닝햄에게 살해 당한것.

결국 로이는 후작에게 담보로 제공했던 땅을 빼앗기고 후작의
병사들을 끌고 온 커닝햄에게 아내마저 유린당한다.

(제시카 랭분)는 폭행당한 사실을 감추며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아내의 기지로 그들의 음모를 알아낸 그는 후작을 상대로 싸우다
붙잡힌뒤 구사일생으로 탈출, 후작이 보는 앞에서 커닝햄과 최후의
결투를 하게 된다.

결투장으로 떠나기 직전 아내는 그에게 아이를 가졌다고 고백한다.

분노와 고통을 이기고 "내가 돌아오지 못하거든 나와 당신의 이름을
따서 아이의 이름을 지으라"고 말한뒤 결전장으로 떠난 그는 마침내
죽음의 시합에서 승리, 자신의 명예를 되찾고 진정한 용기와 사랑을
지켜준 아내에게 돌아온다.

선악의 대비가 단순하고 리얼리티가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주인공 리암 니슨과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시카 랭의
열연이 작품에 생명을 더한다.

커닝햄역을 맡은 팀 로스의 냉혹한 표정연기도 볼만하다.

(27일 명보/반포/한일/신영/영보 극장 개봉)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