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건설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포철이 고로를 증설키로한데 이어 현대그룹도 금명간 제철소건설계획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고로방식과 코렉스방식을 혼용한 연산6백만t안팎의 일관제철소
를 건설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의 제철소건설계획이 발표될 경우 허가여부를 놓고 불꽃튀는 논란이
야기될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야말로 여기저기서 쇳소리가 터져나올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쇳소리가 예상되는 쟁점은 크게 세가지.

고로건설의 타당성과 철강수급전망, 그리고 "일관제철의 공기업독점체제
유지냐 아니면 민간참여를 통한 경쟁체제로의 전환이냐"것 등이다.

이중 고로의 타당성여부와 관련해서는 통상산업부가 그동안 견지해오던
입장을 왜 바꿨느냐는 점이 이슈화될게 분명하다.

통상산업부는 현대그룹의 제철소건설 방침이 표면화됐던 작년7월 이후
줄곧 고로는 곤란하다며 민간기업의 제철사업진출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해
왔다.

코렉스 박슬라브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고로제철법은 이제 세대교체기로
들어선 기술인데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 환경오염방지 차원에서도
더이상의 고로신설은 않된다는게 통산부의 논리였다.

이에따라 통산부는 이제 현대등 민간기업이 고로방식의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나설 경우 반대할 명분이 약해진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민간의 제철소건설을 그토록 부정적이던 통산부가 포철에
대해서는 고로증설을 직접 요청한 점을 들어 그간의 "고로불가"는 민간의
참여를 막아 공기업의 독점을 유지케하기 위한게 아니었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철강수요전망은 더 큰 논쟁거리다.

앞으로 민간쪽에서 어떤 전망을 제시할지는 미지수이나 산업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통산부가 그동안 써먹은 전망은 신뢰를 크게 잃은게 사실이다.

지난해 철강공업발전 민간협의회에서는 통산부는 2000년 철강수요가가
5천1백30만t에 달해 민간의 제철소건설이 필요하다는 현대강관측의 주장과
달리 2001년 4천8백43만t으로 공급부족규모가 1백49만t에 불과, 제철소건설
은 심각한 공급과잉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통산부는 24일 포철에 고로증설을 요청하면서 2000년에는 핫코일
만도 4백41만t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수요전망이 고무줄 늘이듯 줄었다 늘었다 한 셈이다.

"독점이냐 경쟁이냐"하는 문제도 뜨거운 논쟁거리중의 하나.

이는 공급부족분을 포철의 증설로 메꾸는게 효율적이냐 아니면 신규제철소
건설로 충당하느냐 하는 문제다.

통산부의 입장은 물론 기술적 노하우나 인프라건설비등을 감안할때 포철의
증설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쪽에서는 독점에 따른 폐해를 들어 자체에 철강산업을
경쟁체제로 바꿔 민간의 효율이 스며들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