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세계화 기업들] (11) 미국 '휴렛 팩커드'..쉼없이 조직개편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있는 휴렛팩커드 본사 현관에 들어서면 정면벽의
    한 도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로 세로 1m크기의 이 도표는 모든 사원의 근무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각 층마다 가로 세로 일렬로 서있는 기둥에 일련번호가 매겨져있고 이
    기둥번호를 기준으로 각 사원의 책상위치가 표시돼 있다.

    방문객이나 직원은 이 도표를 보고 원하는 사람을 손쉽게 찾아간다.

    사람찾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스스로 정확히 찾아가 다른 사람의
    일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 이 도표가 걸려있는 이유다.

    2층에 올라가면 전체사무실중 3분의 1가량이 비어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엔 책걸상이 쌓여있다.

    얼마전까지 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중 상당수가 다른 부서로 이동
    하거나 태스크포스팀으로 옮겨가고 아직 채워지지 않은 탓이다.

    업무공정을 합리화하고 혁신해나가는 과정에서 조직개편이 쉼없이
    일어나고 있는 휴렛팩커드의 살아있는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비즈니스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의 현장입니다"

    한국인으로서 휴렛팩커드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동욱차장은 "BPR가
    휴렛팩커드의 전부"라고 말한다.

    컴퓨터및 컴퓨터주변기기 생산업체인 휴렛팩커드는 BPR의 선두기업이다.

    일찍이 통신네트워크를 이용,본사와 현장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효율적으로 부품과 자재를 조달하고 있는 것은 BPR의 모범사례로 널리 회자
    되고 있다.

    휴렛팩커드가 추구해온 이같은 혁신이 처음부터 BPR로 불려지진 않았다.

    많은 경영학자들이 휴렛팩커드의 경영혁신사례를 들어 BPR를 설명하면서
    부터 BPR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휴렛팩커드의 BPR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중 하나는 인력관리. 교육
    훈련을 중시하고 절대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없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회사는 우선 2년간 직무훈련과 적성파악에 주력한다.

    주어진 업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자리로 재배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

    부하직원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육성개발했느냐는 부서장이나 팀장에
    대한 업무능력평가시 중요한 척도라고 월터 라이허트국제부장은 말한다.

    인력확충은 점진적으로 철저한 계획아래 이루어진다.

    호황때 많은 인력을 뽑았다가 불황이 닥쳐오면 마구 잘라내는 다른 많은
    기업들과는 전혀 다르다.

    휴렛팩커드의 인력증가율은 10년에 10%정도.

    어떤 부서가 10년전에 10명이었으면 지금은 겨우 11명으로 늘어나있다.

    연평균 18%의 성장을 지속,지난 10년간 매출이 5배로 늘어난 기업의 인력
    증가추이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같은 인력확충전략이 라이허트국제부장의 말처럼 휴렛팩커드를
    "감원없는 기업, 종업원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업"으로 키워왔다.

    휴렛팩커드의 BPR는 조직의 완전 분권화로 그 깊이를 더해 간다.

    조직은 크게 컴퓨터, 컴퓨터시스템, 계측기기등 4개사업본부로 나뉘어져
    있다.

    각 사업본부는 다시 4~7개의 부서로 갈라진다.

    이 사업본부와 부서는 모두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다.

    인사와 예산에 관한 분권화는 특히 두드러진다.

    본부장은 회장의 허가없이도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는등의 사업
    투자에 최고 50억달러까지 마음대로 쓸수 있다.

    시설투자에는 비용의 제한이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분권화가 추구되는 것은 아니다.

    부서간 긴밀한 협력도 요구되고 있다.

    라이허트부장은 사업단위간 경쟁과 협력이 휴렛팩커드를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할수 있도록 하는 요체가 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휴렛팩커드의 BPR는 과감한혁신을 요구한다.

    "가장 잘하고 있을때 그 분야를 포기하라"는 루이스 플래트회장의 말처럼
    휴렛팩커드는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매출에서 최근 2년간 개발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었다.

    제품혁신에 대한 열의가 어느정도인지를 단번에 알수 있게 해주는 수치
    이다.

    휴렛팩커드의 제품및 기술혁신은 56년전 회사설립후 지금까지의 장기적인
    매출구성에서도 잘 나타난다.

    설립당시는 계측기가 주력품목으로 지난 70년대중반까지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구성에서 계측기의 매출비중은 약 30억달러로 전체의
    10%를 갓넘었다.

    반면에 컴퓨터의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계측기에서 프린터로, 다시 워크스테이션으로 매출의 무게중심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모두가 가장 잘하고 있을때 자만하지 않고 다른 신제품으로 신속하게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혁신의 덕택이다.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것은 조직적인 연구개발(R&D)체계와 과감한 투자였다.

    휴렛팩커드의 R&D는 2단계로 돼있다.

    기초연구는 중앙연구소, 제품개발은 각 부서의 R&D센터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라이허트부장은 휴렛팩커드가 IBM AT&T와 더불어 미컴퓨터. 통신업계의
    3대 R&D투자업체라고 말한다.

    지난해 총매출대비 R&D비용은 8.1%로 20억달러에 달했다.

    휴렛팩커드는 매출액의 8~10%를 R&D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매출액증가율과 R&D증가율은 거의 일치하고있다.

    휴렛팩커드의 R&D에서 특징적인 것은 산학협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휴렛팩커드는 대학연구소에 기초개념에 대한 연구만을 위탁한다.

    신제품을 개발하라는 요청은 하지 않는다.

    기초개념에 대한 연구만 하니 실제로 제품개발에 응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산학협동연구성과가 "별로"라고도 볼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휴렛팩커드의 강점이 엿보인다.

    BPR의 선두주자로서 업무의 효율성을 중시하지만 R&D에서는 단기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면서 당장 효과가 나오지 않는 산학합동연구
    에도 정열을 쏟고 있는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

    ADVERTISEMENT

    1. 1

      "LCC 타고 가도 괜찮을까" 했는데…이젠 미주·유럽도 간다

      2026년 새해 국내 항공사들의 하늘길이 넓어진다.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해 저비용 항공사(LCC)까지 새로운 노선 운항에 나서면서다. FSC뿐 아니라 기존 LCC의 영역인 단거리를 넘어 미주와 유럽 등 FSC의 전유물이었던 노선에 공격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월31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4월3일부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신규 취항한다. 유럽 두 도시에 연달아 취항하며 유럽 노선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주3회 운항할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했으며 세계적 패션과 디자인의 중심지로 꼽힌다. 명품 산업과 국제 전시회가 활발한 '이탈리아 경제 수도'로,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밀라노 대성당과 라 스칼라 극장,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한다. 부다페스트 노선은 주 2회 운항하며 스케줄 편의를 위해 주 1회 증편을 추진 중이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건축물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한다. 중부 유럽의 정치·경제 중심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뉴브강변과 국회의사당, 세체니 다리 등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또한 올해 9월부터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을 기존 주 5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해 남유럽 노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신규 취항 및 증편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새롭고 다양한 유럽 여행 선택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유럽 주요 도시와의 경제·문화 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4월24일부터 인천~워싱턴 D

    2. 2

      '현금 거래' 잦은 유튜버, 요즘 '탈세' 많다는데…'초강수'

      올해부터 연 매출 1억400만원 이하 창업 기업들은 5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최대 100% 감면받을 수 있다. 직원 중 장애인을 30% 이상 고용한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도 늘어난다.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일반 창업 중소기업은 창업 후 5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최대 50%, ‘생계형’ 창업 중소기업은 최대 100%를 감면받는다. 생계형 창업 기업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있는 기업은 50%, 그 외 지역은 100% 깎아준다. 일반 창업 중소기업과 생계형을 가르는 기준은 연 매출이다. 작년까지는 연 매출액이 8000만원 이하인 창업 중소기업이 생계형으로 분류됐다. 올해부터는 이 기준이 1억400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세제 혜택은 창업 후 소득이 발생한 연도부터 5년간 받을 수 있다.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대한 세액감면도 강화됐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상시근로자 중 장애인을 30% 이상 고용하면서 관련 생산·편의·부대시설을 갖춘 사업장을 말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소득 발생 후 3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100%, 이후 2년간은 50% 감면받는다. 올해부터 추가로 5년간 30%를 깎아준다. 소득 발생 후 세제 혜택 기간을&nb

    3. 3

      올해 10대 그룹 '인공지능' 주목

      국내 10대 그룹이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인공지능(AI)'이었다. '고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기업들이 언급했다. 산업 지형의 급속한 재편 속에 '변화' 역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 중 하나였다.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대기업집단 10개 그룹의 2026년 신년사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 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AI'(44회)로 집계됐다.AI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9계단이나 상승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AI의 영향력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요 기업들도 AI 환경에 대한 적응과 활용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주요 기업 중 AI 업계를 선도하는 SK(15회)와 삼성(10회)이 AI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SK는 "우리가 보유한 현장의 경험과 지식에 AI 지식이 결합된다면, 우리는 기존 영역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AI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며 "그동안 축적해 온 자산과 가치를 법으로 삼아,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법고창신'의 마음가짐과 함께, AI라는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의 도전에 나서자"고 했다.삼성전자는 DS·DX부문별로 "AI를 선도하는 미래 경쟁력과 고객 신뢰로 기술 표준 주도", "AX 혁신과 압도적 제품 경쟁력으로 AI 선도기업 도약"을 강조했다.'고객'(43회)은 신세계가 가장 많은 25회 사용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급 순위 2위에 올랐다. LG는 2019년 신년사에서 회사가 나아갈 방향으로 '고객'을 제시한 후 지난 5년간 신년사에서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