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똑같은 피치샷이라도 중간에 벙커가 있으면 겁을 먹게 된다.

이런 경우 볼을 길게 굴려서 홀에 접근시키는 어프로치보다 어려울 것이
없는데도 "어떻게든 벙커를 넘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결과는 홀을 훨씬 지나 그린을 오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너무 세게 치지 않도록 하는 거리조절이 관건이다.

"쇼트게임의 귀재"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벙커에 개의치 말고, 오히려
벙커를 이용하라고 말한다.

홀을 직접 겨냥하는 1차원적 전략 대신, 벙커 끝부분을 타깃으로 삼는
2차원적 전략을 쓰라고 권유한다.

세게 치려는 충동을 목표 앞쪽을 겨냥함으로써 상쇄한다는 것이다.

일단 벙커끝쪽을 겨냥했으면,다음 동작들은 보통의 피치샷처럼 취하면
된다.

긴장을 풀고, 스탠스는 약간 오픈으로 하며, 아웃 투 인의 스윙궤도로
부드럽게 휘둘러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