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재 투자금융사의 강남사무소에 거액 개인예금주들이 몰리면서
이들이 받는 금리가 강북 본점보다 0.1~0.3%포인트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같이 한강다리를 사이에 두고 강남북간에 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투금사등금융기관간의 치열한 수신경쟁때문.

올들어 은행권이 어음관리계좌 (CMA)와 기업어음(CP)등 투금사 주력
수신상품의 금리수준과 맞먹는 금리파괴형 신탁상품을 속속 발매하면서
금리변동에 민감한 개인고객들이 많은 투금사 강남사무소에 비상이
걸렸다.

"예금을 빼 은행으로 옮기겠다"는 손님이 한둘씩 생기자 투금사들도
"이에는 이,눈에는 눈"식으로 금리파괴 맞불작전으로 맞섰다.

투금사 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재량금리 범위인 0.1~0.3%포인트를거액
손님들에게 얹어주기 시작했고 거액의 액수기준도 종전보다 낮춘것.

더군다나 거액 고객들이 여러 투금사에 전화를 걸어 금리입찰경쟁을
부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남고북저 금리"란 말마저 생겨났다.

현재 서울강남 테헤란로 주변을 중심으로 강남사무소를 두고 있는
투금사는 대한 동양 중앙 제일 신한 삼삼 동아 삼희투자금융등 8개
서울 투금사 전부.

지난 90년3월 동시에 들어선 강남 사무소들은 현재 사무소별 수신고가
속속 1조원을 돌파하고 여신영업도 하는 등 사실상 지점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투금사 강남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강남북간에 벌어지고 있는
금리차이에 대해 "강남에 거액 손님들이 부쩍 몰리는 바람에 일어나는
현상이지 똑같은 수신금액일 경우 같은 회사내에서 강남북간에 금리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희투금 최 영대리는 "개인고액의 경우 직원들이 0.1~0.2%포인트
범위안에서 재량껏 금리를 결정할수 있다"며 "강남금리가 높다는
것은 강남에 거액 개인손님이 많아 생겨난 말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강북 손님들은 "투금사 강남사무소에 예금하면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명동일대 투금사 본점 창구에
항의하는 소동마저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일부 투금사들이 강남사무소에는 골프퍼팅 연습장까지 설치하고
VIP고객시설을 고급화하는 등 교통체증 때문에 한강다리를 넘어오지
못하는 강남손님들을 위한 고객차별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강북 본점을 찾는 손님들은 옛날 방식 그대로여서 강남에비해
상대적인 푸대접을 받자 "단골 손님한테 이런 식을 대할 수 있느냐"며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

현재 강남금융가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부터 역삼 선릉 삼성역에
이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1백여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밀집,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금융계는 오는 9월 서울 6개 종합금융사들의 강남지점이 들어서면
강남금융가를 무대로 펼쳐지는 금리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