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종 주가는 지난달말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자료가 나온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 금융주들의 강한 반등세가 뒤따르자 경기관련주는 끝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기도 했고 증시에서는 제조업대 비제조업간의
대결구도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생겨났다.

호남석유화학은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유화업체.그래서 지난해 유화경기가
회복될 때는 실적호전 기대감으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고 이번 유화주
파동때도 주가에 적쟎은 파문이 일었다.

호남석유화학 하태준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유화업종 경기 전망과
향후 회사의 실적전망, 경영계획등을 들었다.

-유화업종의 환경변화 여부가 관심을 끄는데 업종 경기에 대한 견해는.

"유화업종 경기에도 분명히 싸이클이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중에 경기
정점이 온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앞으로 2년간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현재 영업활동은 어떤지.

"내수.수출 모두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한다. 영업부서에서는 자신들의
거래처에 제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물량 확보전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품가격 추가상승이 어려워 실적관리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남아시장에서 지난해초 톤당 5백-6백달러였던 폴리에틸렌(PE)가격은
1천달러로 올랐고 폴리프로필렌 (PP)도 1천1백달러까지 치솟았다.

가격이 더 오를 경우 현재 시설이 놀고 있는 일본등에서 생산에 착수,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상승은 어렵다고 본다.

때문에 시설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가격인상이나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제품에 대한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지.

"효율성을 저해하는 기존시설을 고치는데 올해 3백억원을 투자한다.
가격 인상여지가 있는 에틸렌 글리콜의 경우 1억달러를 들여 오는
6월에 시설공사에 착공,97년초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컴팩트 디스크 인조대리석 투명방음벽의 재료가 되는 MMA 공장도 올
하반기에 착공해 97년 중반께 완공한다. 이 경우 1천6백억원 가량
매출증대 효과가 발생한다"

-공급과잉이라는 만약의 사태에 대한 회사측의 대응책은.

"단기적으로는 가격보다 가동률을 다소 조정하는 물량조절책이 좋을
듯하다. 동남아 최대 수요처인 중국내 한국업체의 비중은 폴리에틸렌
41.6%,폴리프로필렌 40%인데 일본이나 미국은 16~10% 수준이어서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기업의 동남아 진출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운송비를 감안할때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정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향후 실적전망은.

"올해 매출목표는 6천억원이다. 3월말까지 1천4백80억원을 달성했고
목표를 초과할 전망이다. 폴리프로필렌이 15일부터 t당 4만원 인상되고
에틸렌 글리콜 단가도 1.4분기 6백20달러,2.4분기 7백달러로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예상에는 오는 10월 정기수리 점검을 위한 한달가량의 공장
가동 중지도 감안됐다. 여기에 시설효율성 공사에 따른 증산효과까지
감안한다면 내년 매출은 7천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시설투자비등을 감안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할 듯한데.

"차입금은 작년초 4천2억원에서 지난 3월말 2천5백억원수준으로 줄었다.
실적호전으로 상환자금이 많았기 때문으로 부채비율은 1백15%정도이다.

공장 신.증설에 2억달러가 필요한데 이중 40%를 외부로부터 차입할
계획이다. 현금흐름을 감안한 연간 가용재원이 2천억원대여서 큰
문제가 아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