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경원기자]

대구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 원인을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대구지검특수부장)는 29일 폭발현장으로부터 1백m떨어진 대백프라자
상인점 신축 지하공사장부근에서 도시가스관이 파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클레인 2대를 동원,대백프라자
상인점 지하공사장과 쌍용증권건물사이 폭 8m가량의 도로를 파헤쳐
깊이 1m30cm 지점에 묻혀 있던 직경 1백 도시가스배관(중압관)이 지름
10cm 가량 구멍이 뚫려 있고 그옆에 균열이 생긴 사실을 찾아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에따라 문제의 구멍난 가스관에서 누출된 가스가
깨어진 하수관을 타고 1백m가량 떨어진 지하철공사장으로 유입,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합동수사본부는 그러나 발화원인에 대해서는 담뱃불이나 가스용접,
차량통행에 따른 마찰스파크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또 대구도시가스측이 사고 전날 안전점검을 하면서 이상이 없다고
보고한 점을 중시, 점검을 소홀히 한점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합동수사본부는 대백프라자 상인점 지하 터파기공사를 맡은 표준개발의
인부가 굴착기를 이용,천공작업도중 지하 1m30cm 지점에 매설된 1백50cm
저압관과 1백mm 중압관 2개중 하나인 중압관에 구멍을 낸것으로 추정하고
표준개발 배일수사장과 현장작업등 4명을 소환, 작업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를 펴고 있다.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표준개발측은 사고발생 전날인 27일 22회에 걸쳐
천공작업을 했으며 사고당일인 28일 오전 7시40분께 첫번째 천공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시공업체인 대백종합건설은 도시가스 폭발사고원인이 대백공사장
에서 발생한 것으로 검경합동수사본부의 현장조사에서 확인되자 이날
오전부터 긴급대책회의에 들어가는등 사고수습대책마련에 나섰다.

[[ 복구 ]]

사고대책본부는 지하철 시공업체를 비롯 상수도 도시가스 관계자들로
현장복구반을 구성,3백여m구간의 복공판이 붕괴된 곳에 2백여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섰다.

복구반은 크레인 트레일러등의 장비를 투입,지하에 추락한 복공판을
들어내고 찌그러진 복공판을 교체하는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으로 볼때 전체적인 응급복구에는 3일,완전복구에는 1주일가량이
걸릴것으로 보여 이지역에 대한 교통통제등 주민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발생직후 끊겼던 상인동 일대 7천여가구에 대한 전기와 사고현장
부근의 시내전화및 일부 시외전화등 1만여회선의 전화회선 대부분을
복구했다.

사고대책본부는 폭발사고로 수돗물공급이 끊긴 달서구 월배2.4.6동
1만5천여가구에 대한 비상급수대책을 마련,수계조절로 단수지역을
50%로 줄이고 사업비 2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송현아파트 상인배수지에
길이 5백m의 6백mm 긴급배수관을 묻어 내달 1일까지 급수를 완료키로
했다.

그러나 상인 진천 화원동등 일부 지역의 1만5천여가구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은 중단돼 10만여 주민들이 이틀째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파손된 상수도관과 가스관의 복구작업을 위해서는
물과 가스공급을 중단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5월1일께나
돼야 정상복구가 이뤄지게 될것으로 전망해 주민들의 불편은 2~3일간
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고수습 ]]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사망자 1인당 1백만원,부상자에게는 30만원의
위로금을 각각 지급하고 장례절차는 유족과 협의해 결정키로 하는
한편 유족이 원할 경우 시립공원묘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손해배상문제는 사고원인이 정확히 규명된 뒤 사고 관련회사와
유족측간에 협의토록 했다.

시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건물이나 자동차 건설장비등에 대해
재산세 도시계획세 공동시설세등의 지방세를 면제하고 건물을 개축하거나
보수할 경우와 차량과 장비를 대체 취득할때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소득세와 함께 5월중 자진신고 납부하게 돼있는 주민세의 납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31구의 사체가 안치된 대구의료원과 28구가 안치된 보훈병원등
9개 병원영안실에서는 유족과 친.인척들이 울부짖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샌 가운데 각계의 성금과 헌혈및 자원봉사활동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