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대우경제연 연구위원>

조만간 외국인의 국내주식취득한도가 현재의 12%에서 15%로 늘어날
예정이나 아직껏 이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난해 연말 외국인한도가 2%확대될 때 그 효험이 적었고,금년들어
외국인들의 주식매각이 눈에 띠게 많았기 때문이다.

시각에 따라서는 외국계자금의 유입자체에 대해 회의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반여건에 비추어보면 금번 외국인한도확대는 외국시장에
힘이 될 것같다.

우선 외국계자금의 유입가능성이 높다.

그간 국제자금사정은 미국금융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고 그
결과는 곧바로 전세계주가에 영향을 끼쳤는데,근간 미국의 금리안정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증가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3월부터 신흥주식시장쪽으로 미국계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때문에 시차는 있겠지만 외국계자금이 한국증시에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원화절상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되고 우리는 산업구조면에서
대표적인 엔고수혜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상 지난해 하반기이후 외국인이 한국주식매입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외국인들이 매입하고 싶은 종목이 한도소진으로 인해 더 이상
매입할 수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그간 외국인이 매각한 주식중에서 우량주는 극히 드물었다.

한편 금번 외국인한도 확대와 관련 고려할 점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입을 앞두고 앞으로 지속될 외국인한도확대와의 연계이다.

현재의 예상으로는 98년에 외국인투자가 완전자유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앞서 96-97년에 외국인한도가 상당폭 늘어날 전망이다.

내용면에서는 완전자유화에 버금갈 수도 있다.

이는 급작스럽게 완전자유화되면 그 부담이 크게 때문인데 주식시장입장
에서는 금번 조치와 96-97년 조치간의 시간간격이 짧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렇게 되면 조만간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비중이 크게 높아지게
되며 외국인이 투자한도에 제약받지 않을때 외국인의 영향은 지난해
상반기중 일본의 주가상승과 92-93년중 우리의 주가상승을 비교,엿볼
수 있다.

모두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였기 때문이었다.

환언하면 금번 외국인투자한도확대를 지난해 연말 2%확대와 동일한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즉 시간을 넓혀보면 이번의 외국인한도확대는 우리시장에 매우 큰 힘이
될 소지가 있다.

또 외국인한도 확대에 따른 당국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같은 점은 대규모 외국계자금의 유입이 경우에 따라 우리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당국은 기관투자가수를 늘리고 현재 기관에 가해진 제약을
풀 것으로 생각된다.

응집력이 없는 개인투자가로 거대한 외국계자금에 대응할 수없기
때문인데 근간 투신사의 종목당보유한도를 늘린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또 기관의 주식보유한도등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쪽은 풀어주면서 내국인들에 대해 규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외국인투자한도확대가 계기되어 주식시장의 기관화가
진전될 것을 뜻하는데 94년 현재 국내주식시장에서 기관의 매매비중은
30% 남짓하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92-93년에 그 비중이 65-70%에 달했다.

이같은 격차가 앞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이며 기관화가 진전되면
투자판단기준도 자연스럽게 기업내용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자금여력큰 기관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절대주가수준의 높낮이나
자본금규모에 제약받지 않고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투자의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70년대초 미국의 기관화과정,80년대 중반 일본의 기관화과정에서
이미 경험된 바있다.

근간 우리시장에서 블루칩이라 불리우는 고가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기관화에 의한 것이라 하겠다.

때문에 앞으로는 기업내용중심의 투자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당국의 주식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간여는
줄어들고 정책목표는 통화관리나 물량조절을 통해 시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상황이 맞떨어져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더라도 당국의 시선을
의식해야 할 부담은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자율에 따른 책임이 강조될 것이기에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특혜성조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당국의 보호막이 엷어진 것만큼 투자가 자신의 위험부담이 커진
셈이다.

주식매매에는 종전보다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