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몸이 건강하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경과는 어떻습니까.

"철들고 나서 병원에 입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목이 별로 안좋은 상태였는데 최근 일을 너무 무리하게 하다보니 병이
도진것 같습니다.

수술결과가 좋아 곧 퇴원할 생각입니다.

할 일도 많고..."

(최근 잦았던 유럽 미국출장을 다녀온후 시차적응을 위해 쉬어야 했는데도
곧바로 일에 매달리다 보니 편도선이 악화됐다고 한 측근은 귀뜸해줬다)

-김회장께서 회장직을 맡으라는 언질은 언제쯤 주셨습니까.

"확실히 기억을 못하지만 3월중순께부터 (회장을 맡으라는) 여러번 암시를
주셨읍니다.

그렇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수도 없고...

너무 급작스런 일이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김회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자동차등 주요
사업문제에 대해서는 자문역할을 하시겠다고 밝히셨습니다.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의미인지.

"형님의 성격은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압니다.

그분은 한번 그만두겠다고 밝혔으면 절대로 관여 안 합니다.

제가 회장직을 이양받은만큼 그룹총수로서의 전권을 행사할 생각입니다.

관여를 하고 싶어도 정치때문에 일정이 바빠 못하실 겁니다"

-그러면 자동차 합작문제는 어떻게 됩니까.

"그 부분은 이렇게 이해해야 돼요.

김회장과 베르너메르세데스벤츠사회장은 수년전부터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에요.

제가 합작사업을 위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베르너회장과 처음부터
다시 교류를 쌓을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사업과 관련해 현안이 생기면 제가 오히려 (형님을)
찾아 뵙고 자문을 구할 처지지요"

-그룹내에서는 김신임회장께서 공격적 경영을 펼치실 걸로 기대하고
있는데.

"요즘 "공격적 경영"이란 말이 너무 유행하고 있어서...

한가지 밝히고 싶은 점은 앞으로 진취적인 자세로 그룹을 이끌어갈 생각
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말씀해 주시죠.

"쌍용그룹의 주력기업들이 시멘트 정유와 같은 장치산업이다 보니 그룹이
그 위상에 비해 대외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게 제 평소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죠.

앞으로 홍보도 강화하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추진
하겠습니다"

-취임하신후 그룹운영스타일을 바꿀 의향이 있으십니까.

"그룹의 전체적인 시스템은 현행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제가 회장이 되는 바람에 공석이 된 그룹총괄부회장과 신임 부회장에
대한 인사는 이번주초께 발표하겠습니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