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감독원이 만호제강과 경남종금 주식을 매집한 세력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해 기업사냥꾼집단의 등장여부가 관심을 끌고있다.

증감원은 동국제강이 계열사인 한국철강과 거래회사인 두양산업 그리고
일군의 전문가들을 내세워 30%선의 만호제강 주식을 확보해 기업인수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조사를 시작했으며 만호제강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있다.

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증시는 물론 산업계도 사냥꾼 집단의 등장에 따른
혼란과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만호제강이 25%의 증자를 발표한 것도 이회사가 갖는 M&A공포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적대세력의 지분을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임을 물론이다.

현재 대주주 지분은 25.6%선.여기에 우리사주 배정을 통해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만호제강주식을 사들인 이들이 과연 공모관계에 있는가하는 것도 궁금한
사항이다.

이와관련 학국철강의 한간부는 물론 공모세력으로 지목된 정재섭씨등은
"일면식도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국철강 관계자는 "주가가 30만원이 되면서 상당량을 팔기로 했는데
M&A는 무슨 M&A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함께 만호제강 주식이 이번까지 세번째씩이나 불공정거래 조사를
받아 불공정거래조사의 단골손님이된 사연도 궁금하다.

특히 개인투자가 정재섭씨는 지난해 이미 두차례나 자금출처 조사까지
받아 무혐의 처리가 됐으나 이번에 다시 조사를 받고있다.

만호제강은 지난78년 소규모 증자를 실시한이후 자본금 변동이 없었던
회사다.

유보율이 1천%에 가깝고 부채비율은 1백%를 밑돌고 있다.

"이번 좋은 주식을 단순히 많이 샀다고 세번씩이나 조사한다면 기업공개는
왜 했느냐는 정씨의 항변은 그래서 일면 공감을 사고 있음도 사실이다.

사냥꾼 집단의 존재가 입증될 것인지 아니면 대주주가 신기루를 보고
공포감을 증폭시킨 것인지 증감원의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