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예방, 주일성찬예배 집전등 5박6일간의 바쁜 방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세계정교회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가 11일 오전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서울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교회신자들을 축복하고 그들의 힘을 북돋우는 순수 사목활동을
위해 내한했다"는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김영삼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이 보여준 호의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세계정교회는 현재 재건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공산권의 몰락에 따라 동구에서의 정교회활동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정교회는 동구와 터키 그리스 러시아등지에 4억명의 신도를 갖고
있는데 그간 정교회를 억압해온 공산권이 무너짐으로써 도약점에 서게
됐다는 것.

"아시아인들의 신비주의적 성향이 정교회원리와 통하는 점이 많아
포교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가 보여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앙이 바로
정교회입니다"

한국정교회는 1900년 러시아신부에 의해 시작됐으나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한 뒤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다가 6.25때 연합군으로
참전한 그리스군 종군사제를 통해 뿌리를 내려, 현재 서울 부산 인천
전주 양구에 성당을 두고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범죄는 그 종교의 실제목표와
상반되는 행위일 뿐입니다.

정교회는 종교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결단코 반대합니다"

세계각지에서 일고 있는 종교분쟁에 대해 비판한 총대주교는 하루속히
남북이 통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분단의 비극에 대해 가슴깊이 공감합니다.

김영삼대통령 면담시 남북의 조속한 통일을 기원했습니다.

분단 50년이 되는 올 8월15일이 바로 통일의 날이 되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총대주교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주돈식 문화체육부장관 김수환
가톨릭추기경 김성수 대한성공회주교, 그리스 터키 주한외교사절과
오찬을 가졌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