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단의 중진 유병엽씨(57)의 근작전이 4월3-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543-7337)에서 열린다.

출품작은 "남해의 섬" "동해의 여름" "풍경" "사슴이 있는 정물" "숲속의
집들" "독서하는 여인"등 40여점.

잔잔한 바다, 야트막한 산과 나무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등 전형적인
고향풍경을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

또 이번 출품작은 화면을 소박하고 거칠게 다루던 기존의 화풍에서 벗어나
보다 섬세하면서도 세련되게 처리, 관심을 모은다.

전체적으로 인물의 스케일이 커지고 표현 또한 과감해진 것도 눈에 띄는
사항.

인물이 풍경의 일부로 처리되던 것과 달리 인물이 주변풍경을 압도하는
점도 뚜렷한 변화.

인물에 특별히 주안점을 둔것은 우리 고유의 표정을 찾아내고자 한 때문
이라고.

황토색의 투박한 얼굴, 선으로 뚜렷하게 구분지은 이목구비가 주는 느낌은
전통적인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한다.

유씨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고백적인 성격이 짙다"고 설명하고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고
전했다.

유씨는 전북순창 태생으로 홍익대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10여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강렬한 색채와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구성의 풍경.정물화를 발표, 우리화단
에 드문 독자적 영역의 구상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