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작년 9월4일 현물로 경협차관을 대신 갚기로 한 약속의 첫번째
조치로 헬기 3대(현금구매 1대 포함하면 4대)를 보내기로 함에 따라 다른
현물의 인도일정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가 갚지못한 경협차관의 93년도분 연체원리금 3억8천7백50만
달러를 현물로 받기로 작년 9월4일 합의했었다.

구소련측이 빌린 차관 14억7천만달러(은행차관 10억달러,소비재전대차관
4억7천만달러)의 원리금을 러시아가 달러부족으로 갚지 못하고 현물로
인도키로 한 약속이었다.

당시 한국측이 연체원리금 3억8천7백50만달러어치의 현물은 원자재 50%,
헬기및 방산물자 50%씩이다.

헬기와 방산물자는 국방부가 러시아측과 협의를 서둘러 인도물량및 일정
등이 거의 확정돼 이번에 헬기가 1차로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가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은 원자재인도다.

한국측이 받기로 원자재는 알루미늄 슬랩 빌레트 및 H빔등 4가지다.

당초선철과 펄프를 받기로 했으나 러시아측이 공급할수 없어 H빔으로
바뀌었다.

이들 품목에 대해선 국내종합상사가 러시아측 국영무역상사와 인도가격및
물량을 협상중이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종합상사는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대우 쌍용
LG상사등 5개사.

재정경제원은 이들이 러시아국영무역상사와 가격및 규격협상을 거의
마무리지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조만간 양국정부관계자들이 만나 인도이행보증을 확인하는등
구체적인 협정을 맺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협상결과 한국측이 받기로 한 원자재는 알루미늄 1억2천만달러
어치, H빔 8천만달러어치, 슬랩과 빌레트 각각 5천만달러어치등이다.

이를 합하면 3억달러어치에 달한다.

작년 9월4일 받기로 한 원자재는 연체 원리금(3억8천7백90만달러)의 50%로
2억달러가량인데 협의과정에서 1억달러어치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요청때문.

러시아는 현금대신 주기로 한 원자재를 만들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며 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억달러어치의 원자재를 미리 사달라고 한국측에
주문, 받을 원자재가 3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정부가 조만간 현물상환을 위한 정부간 협정체결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언제 얼마나 받을수 있을지는 불투명함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관계자는외화가 절대적으로 달리는 러시아가 한국측이 원하는 기일에
원자재를 생산해서 인도할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헬기나 방산물자는 러시아측이 남아돌아 비교적 빨리
인도키로 했으나 원자재인도문제는 다소시간이 걸리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