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요네은행, 기사회생 숙제 "눈덩이"..감량경영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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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한 프랑스 국영은행 크레디 리요네가 정부의 강력한
지원약속을 받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500억프랑(7조7,5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청산하기 위해 이
은행은 대대적인 감량경영을 실시해야 하고 20년간 무거운 짐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크레디 리요네 구제계획은 이 은행의 부채를 정부가
떠안는 형태로 사실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즉 정부투자기업인 SPBI를 통해 부실채권처리전담회사 CDR를 설립한뒤
부실채권이 포함된 크레디 리요네(본사및 자회사)의 자산 1천3백50억프랑
상당을 인수토록 하는 대신 인수대금을 크레디 리요네로부터 대출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산매각을 떠맡은 CDR는 4백50억프랑에 달하는 비은행 산업자산을 3년내에
매각하는 등 자산처분의 80%를 5년내에 끝낼 예정이다.
크레디 리요네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앞으로 5년간 현재 6만6천명인 종업원
가운데 1만명 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의 장 페이룰르바드 회장은 이같은 감원을 통해 현재 80%에 달하는
경상비 비중을 4년내에 70%선으로 낮추기로 했으며 96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드몽 알팡데리 경제장관은 국민의 돈을 부실은행에 쏟아붓는다는 비난을
의식, 크레디 리요네 구제에는 세금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견상으로는 맞는 말이다.
정부측 주장은 자금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떠안을 따름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떠안는 SPBI는 2014년까지 앞으로
20년간 크레디 리요네로부터 이익의 일정부분을 넘겨받고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익을 챙기게 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자금지원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앞으로 부실채권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
진다는 것은 사실상 자금지원과 다를게 없다.
소시에테 제네랄을 비롯한 경쟁은행들은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정부가 떠안기로 함으로써 20년간 5백70억프랑의 자금지원을 하는 셈이
된다고 추산하고 이번 구제계획이 공정경쟁을 현저히 저해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 경쟁위원회는 프랑스 정부의 크레디 리요네 지원이 공정경쟁을
저해하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로 4월 대선에 출마한 에두아르드 발라뒤르 총리가 궁지로 몰리는
등 정치권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1백3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크레디 리요네가 파산 위기를 맞아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과 부동산 융자 때문이다.
크레디 리요네는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에 걸쳐 은행및 비은행 자산을
확충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을 대폭 늘렸다.
이 바람에 자산이 89년 1조2천억프랑에서 5년후인 93년 2조프랑으로 증가,
유럽최대은행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90년대초 세계적인 불황과 부동산가격 급락으로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은 급증했다.
이 은행은 92년 19억프랑의 적자를 낸뒤 93년 69억프랑으로 적자가 커지자
정부로부터 2백30억프랑을 지원받았다.
그런데도 적자규모는 94년 1백20억프랑으로 더욱 확대됐다.
크레디 리요네에서 위험을 무시한 방만한 확대경영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89년부터 93년까지 회장으로 재임한 장이브 아베렐.
사회당 정권하에서 재무부 국장을 역임한 그는 크레디 리요네를 도이치
은행과 같이 거대자본을 토대로 산하에 주요 산업체들을 거느리도록 하겠다
는 야심을 품었다.
그가 회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중 크레디 리요네는 유럽 각국에 지점을
늘렸으며 독일 BfN은행을 인수했다.
또 자회사들을 통해 미국 영화회사 MGM 인수자금과 독일 신발업체
아디다스 인수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의 판단 잘못이 크레디 리요네를 곤경에 빠뜨렸다는 점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영은행으로서 제대로 감독을 받지 않은데다 경쟁력 강화를 소홀히
했던게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지원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크레디 리요네의 장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럽연합이 이를 승인할지 의문이며 만성화된 국영은행 체질을 단기간에
혁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에서 벗어나는 금세기말까지는 민영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7일자).
지원약속을 받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500억프랑(7조7,5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청산하기 위해 이
은행은 대대적인 감량경영을 실시해야 하고 20년간 무거운 짐을 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크레디 리요네 구제계획은 이 은행의 부채를 정부가
떠안는 형태로 사실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즉 정부투자기업인 SPBI를 통해 부실채권처리전담회사 CDR를 설립한뒤
부실채권이 포함된 크레디 리요네(본사및 자회사)의 자산 1천3백50억프랑
상당을 인수토록 하는 대신 인수대금을 크레디 리요네로부터 대출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산매각을 떠맡은 CDR는 4백50억프랑에 달하는 비은행 산업자산을 3년내에
매각하는 등 자산처분의 80%를 5년내에 끝낼 예정이다.
크레디 리요네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앞으로 5년간 현재 6만6천명인 종업원
가운데 1만명 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의 장 페이룰르바드 회장은 이같은 감원을 통해 현재 80%에 달하는
경상비 비중을 4년내에 70%선으로 낮추기로 했으며 96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드몽 알팡데리 경제장관은 국민의 돈을 부실은행에 쏟아붓는다는 비난을
의식, 크레디 리요네 구제에는 세금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견상으로는 맞는 말이다.
정부측 주장은 자금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떠안을 따름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떠안는 SPBI는 2014년까지 앞으로
20년간 크레디 리요네로부터 이익의 일정부분을 넘겨받고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익을 챙기게 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자금지원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앞으로 부실채권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
진다는 것은 사실상 자금지원과 다를게 없다.
소시에테 제네랄을 비롯한 경쟁은행들은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을
정부가 떠안기로 함으로써 20년간 5백70억프랑의 자금지원을 하는 셈이
된다고 추산하고 이번 구제계획이 공정경쟁을 현저히 저해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 경쟁위원회는 프랑스 정부의 크레디 리요네 지원이 공정경쟁을
저해하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로 4월 대선에 출마한 에두아르드 발라뒤르 총리가 궁지로 몰리는
등 정치권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1백3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크레디 리요네가 파산 위기를 맞아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과 부동산 융자 때문이다.
크레디 리요네는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에 걸쳐 은행및 비은행 자산을
확충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을 대폭 늘렸다.
이 바람에 자산이 89년 1조2천억프랑에서 5년후인 93년 2조프랑으로 증가,
유럽최대은행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90년대초 세계적인 불황과 부동산가격 급락으로 크레디 리요네의
부실채권은 급증했다.
이 은행은 92년 19억프랑의 적자를 낸뒤 93년 69억프랑으로 적자가 커지자
정부로부터 2백30억프랑을 지원받았다.
그런데도 적자규모는 94년 1백20억프랑으로 더욱 확대됐다.
크레디 리요네에서 위험을 무시한 방만한 확대경영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89년부터 93년까지 회장으로 재임한 장이브 아베렐.
사회당 정권하에서 재무부 국장을 역임한 그는 크레디 리요네를 도이치
은행과 같이 거대자본을 토대로 산하에 주요 산업체들을 거느리도록 하겠다
는 야심을 품었다.
그가 회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중 크레디 리요네는 유럽 각국에 지점을
늘렸으며 독일 BfN은행을 인수했다.
또 자회사들을 통해 미국 영화회사 MGM 인수자금과 독일 신발업체
아디다스 인수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의 판단 잘못이 크레디 리요네를 곤경에 빠뜨렸다는 점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영은행으로서 제대로 감독을 받지 않은데다 경쟁력 강화를 소홀히
했던게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지원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크레디 리요네의 장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럽연합이 이를 승인할지 의문이며 만성화된 국영은행 체질을 단기간에
혁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에서 벗어나는 금세기말까지는 민영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