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EU(유럽연합)가 한국산은 물론 한국기업이
반덤핑 회피를 위해 제3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자레인지에 대해서까지
고율의 예비 반덤핑관세를 부과,대EU 전자레인지 수출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23일 EU측 한국업계 고문변호사인 에드윈 베르물스트씨는 오는
28일 브뤼셀본부에서 열릴 반덤핑 자문위원회가 한국산 전자레인지와
관련,<>삼성전자 4.8% <>대우전자 24.9% <>LG전자 32.8% <>일신전자
30.8%의 잠정 반덤핑관세율을 부과키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전자 말레이시아공장이 생산하는 전자레인지에 대해선
31.7%,일신전자 태국공장에서 EU에 수출되는 전자레인지에는 20.3%의
반덤핑 예비판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본 샤프의 태국공장 제품엔 38.4%,중국산 전자레인지에
20.8%가 부과되는등 역외제품에 대해 일제히 고율 반덤핑마진이
부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와함께 내달초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판정을 확정,
<>LG전자 13.4% <>삼성전자 13.7% <>대우전자 17.9%의 고율마진을 최종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컬러TV의 경우는 이미 작년 10월 국내 3사가 16.8-18.8%의 고율
예비마진을 판정받은 이후 대EU직수출을 중단,현지 생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전자레인지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에 대해선 내부 확정절차를
거쳐 오는 5월초 공개하는 한편 11월께 최종판정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예비판정 내용과 관련,브뤼셀 현지의 한국업체 관계자는
"납득키 어려운 고율관세"라며 "예비마진이 10%만 넘게 나와도 전자레인지
대EU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올해 전자레인지 총수요는 약 7백만대로 추산되는데 이중
역내생산물량은 3백60만대에 지나지 않는다.

EU의 해외의존물량은 한국업계가 가장 많이 공급,올해 한국 가전3사의
대EU 수출계획물량이 2백30만대에 이르고 있다.

유일하게 저율 덤핑판정을 받은 삼성전자의 경우는 일단 국내 생산제품은
계속 수출하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연 20만대의 전자레인지에
대해선 대EU수출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및 인근 동남아국가들로 수입선을
전환한다는 내부 대응책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연말 준공예정인 영국 윈야드복합단지가 연산 1백만대 규모로
전자레인지생산을 시작하는 대로 본국에서의 수출물량을 대폭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영국내에 각각 연산 60만대와 50만대 규모의 전자레인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LG전자와 대우전자는 현지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국내에서의
대EU직수출을 축소해간다는 대응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