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프린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레이저프린터
엔진공급업체들이 싼값에 완제품을 생산,시판에 나서면서 전문제조업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묶여있는 B4 이하급
레이저 프린터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10만원 이상 싼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를 일제히 시판,관련업계가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A4급의 저가형 레이저프린터를 60만대로 끌어내리면서
가격 인하경쟁을 주도한데 이어 최근 LG전자는 같은 성능의 제품을 50만원선
에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양사로부터 프린터 엔진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보컴
퓨터 쌍용컴퓨터 큐닉스컴퓨터 태일정밀 신도리코등은 "두회사로부터 납품받
고 있는 엔진 가격으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프린터생산중단이 불가피하
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프린터 제조과정상 2~3개월전에 엔진을 납품받는 기존 제조업체들은
같은 시기에 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또 관련업체들은 프린터엔진이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묶여 동종의 외산 프
린터 엔진보다 비싼 가격에 국산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 이에따라 양사로부터 프린터를 공급받고 있는 8개사는 24일 통산산업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이 분야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해제등을 건의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수입선다변화 조치가 일부 업체들의 우월적
지위를 보장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프린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등의 관계자들은 "프린터 제품 가격은 엔진뿐만
아니라 컨트롤러 금형비용 사용소프트웨어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엔진납품가만으로 가격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도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