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이종훈 <한전 사장>에게 듣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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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보다는 요금체계를 개선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값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들도 하지요.
<> 이사장 =맞는 말씀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싸다 보니 공장을 지을
때 아무래도 절전엔 신경을 안쓰게 되지요.
한국산업의 에너지 원단위(제품 한개를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량)가 높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전력서비스가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전력공급 예비율이 작년 여름엔 2.8%까지 떨어져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지요.
올 여름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이사장 =지난해 여름은 정말 예상못한 이상고온이었어요. 정상적인
날씨로 볼수는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경기가 너무 좋아 전력소비량 자체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전력소비는 전년보다 5백만 정도가 늘어났었지요.
-5백만kW라면.. 감이 잘 안오는데요.
<> 이사장 =지난 70년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소비 수준과 맞먹는 양입니다.
-그렇다면 올 여름도 문제 아닙니까.
<> 이사장 =그래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까지 영광3호기
태안화력발전소등 총3백4만kW 공급능력의 신규 발전소를 준공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올 여름 전력예비율은 어느정도나 되나요.
<> 이사장 =8%이상은 유지될 전망입니다.
-8%라면 역시 부족할 것 같은데요. 통상산업부나 에너지경제연구원등에선
그동안 적정 전력예비율을 12~15%정도로 봐왔지 않습니까.
<> 이사장 =그렇지 않습니다 12~15%수준은 과거 기준이지요. 지금처럼
전력공급용량이 2천8백만kW에 달할 정도면 예비율은 더 낮아도 문제가
없어요.
예비율이 8%이면 2백24만kW의 예비전력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이 정도면
1백만kW급 원전 2기가 동시에 꺼져도 공급에 차질이 없을 정도입니다.
올여름엔 마음을 덜 졸여도 될 겁니다.
-절대 소비량이 늘어나서 그렇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나 예비전력이 아무리
넉넉해도 아파트등 공동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의 불안은 또 있습니다.
한여름에 에어컨등을 한꺼번에 켜면 과부하로 단전사고가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 이사장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는 변압시설 용량이 커 괜찮습니다.
문제는 오래된 아파트지요.
그러나 이건 엄밀히 말해 한전 책임이 아닙니다. 아파트 지하에 있는
변압시설 용량을 늘리는 건 해당 아파트 관리실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걸 잘 모르거든요. 무조건 한전이 잘못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 이사장 =그래서 한전은 작년부터 대형 아파트 단지에 변압시설 용량을
키우고 비상 발전기를 갖추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는 일은 없어야지요. 원래
아파트는 단전때도 가구당 1개의 비상등과 엘리베이터 만은 가동이 되도록
비상발전기를 구비해야 합니다.
이것만 잘 지켜도 한전이 욕을 덜 먹을텐데..
-까치까지 송전탑에 집을 지어 골치를 썩인다면서요.
<> 이사장 =지난해만도 까치집 때문에 누전사고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봄이면 송전탑에 지어놓은 까치집을 제거하는게 큰 일거리가 됐어요.
-변전소등 전력시설을 짓는 것도 주변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워졌지요.
자기마을 앞에 송전탑이 지나가도 야단들이지 않습니까.
<> 이사장 =정말 국민들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변전소만 짓는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를 해요.
얼마나 위험한 지도 따지지 않고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 변전소는 보통
빌딩하고 똑같습니다.
변전시설은 지하에 설치되지요. 그런데도 변전소란 이름만으로 거부감을
갖습니다.
보다 큰 이익을 위해 누군가는 감수해야 할 일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더 골치 아프시지요. 올해만도 신규 원전3기의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이사장 =일단 3기는 고리나 월성등 기존의 원전부지에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모두 오는 97년이나 98년 착공해 2006년께 준공하게 돼있지요. 이외에도
"제3의 신규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이후를 기대
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들어가는 주변지역에는 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원전을 자발적으로
유치하는 지자체가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일본에선 그런 예가 많거든요.
-작년부터 필리핀이나 중국등에서 전력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돈벌이는 좀 되는 것들입니까.
<> 이사장 =해외 전력사업을 하는 목적은 돈 이외에도 다른게 있습니다.
상대국 정부나 전력회사와 친분을 쌓아 국내기업들의 발전설비 수주등을
돕자는 취지지요.
-해외전력사업 외에도 한전은 국내 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시지요.
시중엔 삼성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 이사장 =현재는 어느 민간기업과도 구체적으로 컨소시엄 구성등을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그같은 소문은 한전보다는 오히려 그쪽 희망사항이겠지요. 사실 민간기업이
전화등 통신사업을 하려면 한전과 손잡는게 가장 유리하거든요.
한전이 전국에 깔아 놓은 광케이블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전기통신기본법상 한전이 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오는 97년께 국내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한전도 통신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국내시장이 열리면 한전이 안한다고 해도 국민적 요청으로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연임도 하시겠지만 초임 임기는 이제 1년남짓 남으셨지요. 남은
임기동안 꼭 해보고 싶으신게 있으시다면..
<> 이사장 =북한에 원전을 착공하고 물러나는게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대북경수로 지원에서 북한이 자존심때문에 한국형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는 잘못입니다.
한국형이야말로 가장 최근에 설계 건설됐기 때문에 제일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입니다.
중국도 한국형을 선택하는 마당에 왜 다른걸 쓸려고 합니까.
< 정리=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
예컨대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값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들도 하지요.
<> 이사장 =맞는 말씀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싸다 보니 공장을 지을
때 아무래도 절전엔 신경을 안쓰게 되지요.
한국산업의 에너지 원단위(제품 한개를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량)가 높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전력서비스가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전력공급 예비율이 작년 여름엔 2.8%까지 떨어져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지요.
올 여름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이사장 =지난해 여름은 정말 예상못한 이상고온이었어요. 정상적인
날씨로 볼수는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경기가 너무 좋아 전력소비량 자체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전력소비는 전년보다 5백만 정도가 늘어났었지요.
-5백만kW라면.. 감이 잘 안오는데요.
<> 이사장 =지난 70년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소비 수준과 맞먹는 양입니다.
-그렇다면 올 여름도 문제 아닙니까.
<> 이사장 =그래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까지 영광3호기
태안화력발전소등 총3백4만kW 공급능력의 신규 발전소를 준공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올 여름 전력예비율은 어느정도나 되나요.
<> 이사장 =8%이상은 유지될 전망입니다.
-8%라면 역시 부족할 것 같은데요. 통상산업부나 에너지경제연구원등에선
그동안 적정 전력예비율을 12~15%정도로 봐왔지 않습니까.
<> 이사장 =그렇지 않습니다 12~15%수준은 과거 기준이지요. 지금처럼
전력공급용량이 2천8백만kW에 달할 정도면 예비율은 더 낮아도 문제가
없어요.
예비율이 8%이면 2백24만kW의 예비전력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이 정도면
1백만kW급 원전 2기가 동시에 꺼져도 공급에 차질이 없을 정도입니다.
올여름엔 마음을 덜 졸여도 될 겁니다.
-절대 소비량이 늘어나서 그렇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나 예비전력이 아무리
넉넉해도 아파트등 공동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의 불안은 또 있습니다.
한여름에 에어컨등을 한꺼번에 켜면 과부하로 단전사고가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 이사장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는 변압시설 용량이 커 괜찮습니다.
문제는 오래된 아파트지요.
그러나 이건 엄밀히 말해 한전 책임이 아닙니다. 아파트 지하에 있는
변압시설 용량을 늘리는 건 해당 아파트 관리실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걸 잘 모르거든요. 무조건 한전이 잘못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 이사장 =그래서 한전은 작년부터 대형 아파트 단지에 변압시설 용량을
키우고 비상 발전기를 갖추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는 일은 없어야지요. 원래
아파트는 단전때도 가구당 1개의 비상등과 엘리베이터 만은 가동이 되도록
비상발전기를 구비해야 합니다.
이것만 잘 지켜도 한전이 욕을 덜 먹을텐데..
-까치까지 송전탑에 집을 지어 골치를 썩인다면서요.
<> 이사장 =지난해만도 까치집 때문에 누전사고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봄이면 송전탑에 지어놓은 까치집을 제거하는게 큰 일거리가 됐어요.
-변전소등 전력시설을 짓는 것도 주변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워졌지요.
자기마을 앞에 송전탑이 지나가도 야단들이지 않습니까.
<> 이사장 =정말 국민들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변전소만 짓는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를 해요.
얼마나 위험한 지도 따지지 않고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 변전소는 보통
빌딩하고 똑같습니다.
변전시설은 지하에 설치되지요. 그런데도 변전소란 이름만으로 거부감을
갖습니다.
보다 큰 이익을 위해 누군가는 감수해야 할 일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더 골치 아프시지요. 올해만도 신규 원전3기의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이사장 =일단 3기는 고리나 월성등 기존의 원전부지에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모두 오는 97년이나 98년 착공해 2006년께 준공하게 돼있지요. 이외에도
"제3의 신규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이후를 기대
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들어가는 주변지역에는 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원전을 자발적으로
유치하는 지자체가 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일본에선 그런 예가 많거든요.
-작년부터 필리핀이나 중국등에서 전력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돈벌이는 좀 되는 것들입니까.
<> 이사장 =해외 전력사업을 하는 목적은 돈 이외에도 다른게 있습니다.
상대국 정부나 전력회사와 친분을 쌓아 국내기업들의 발전설비 수주등을
돕자는 취지지요.
-해외전력사업 외에도 한전은 국내 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시지요.
시중엔 삼성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 이사장 =현재는 어느 민간기업과도 구체적으로 컨소시엄 구성등을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그같은 소문은 한전보다는 오히려 그쪽 희망사항이겠지요. 사실 민간기업이
전화등 통신사업을 하려면 한전과 손잡는게 가장 유리하거든요.
한전이 전국에 깔아 놓은 광케이블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전기통신기본법상 한전이 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오는 97년께 국내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한전도 통신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국내시장이 열리면 한전이 안한다고 해도 국민적 요청으로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연임도 하시겠지만 초임 임기는 이제 1년남짓 남으셨지요. 남은
임기동안 꼭 해보고 싶으신게 있으시다면..
<> 이사장 =북한에 원전을 착공하고 물러나는게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대북경수로 지원에서 북한이 자존심때문에 한국형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는 잘못입니다.
한국형이야말로 가장 최근에 설계 건설됐기 때문에 제일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입니다.
중국도 한국형을 선택하는 마당에 왜 다른걸 쓸려고 합니까.
< 정리=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