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계가 엔화강세의 가속화를 계기로 강화되고 있는 한국업체들의 수출
공세를 경계,저가격품 개발과 자재의 해외조달을 강화하는 등 대항작전에 나
서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 동경사무소 보고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은 한국
반도체업체들이 엔화강세를 활용해 일본과 미국에의 수출공세를 강화하고 있
는데 대항하기위해 제품구성의 다양화와 현지생산을 강력히 추진중이다.

이들은 한국의 반도체업체들이 범용성이 높은 메모리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마이크로프로세서와 주문형반도체(ASIC)의 개발로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
다.

일본 NEC사의 한 간부는 한국기업과의 경쟁과 관련,일본,미국,유럽, 아시아
4개지역 생산체제를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인 국제경쟁력 강화로 이어
진다고 강조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이와 함께 한국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16메
가 D램시장에서도 본격적인 반격에 착수,16메가 D램중 개인용컴퓨터 메모리
용으로 설계된제품의 비율을 현재의 25-50%에서 연내에 70-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시아시장에서 양국이 격돌하고 있는 자동차분야에서도 일본업계는 한국업
체들의 저가격 자동차를 앞세운 공세에 대항을 서두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한국업체들의 저가격차 공세에 대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엑셀과 도요타 코롤라의 가격차는 약 12만
엔에 달한다고 밝히고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한국자동차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현
지사정에 알맞는 아사아전용 저가격 승용차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양국 업계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조선분야에서는 양측 모두 오는
97년작업물량까지 확보하고 있어 엔화강세의 영향이 즉각 시장점유율 변동으
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엔화강세가 장기적으로 한국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업계는 자재의 해외조달과 수리조선사업의 해외이전 움직임을 가속화하
고 있다.

철강분야에서도 일본업계는 한국업계가 자동차와 조선의 호황으로 내수충당
에 여념이 없어 엔화강세가 한국업계와의 경쟁격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
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한국업계가 설비확장을 통해 수출여력이 생기면 대아
시아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신일본제철은 압연 및 도금 등 기초공정
분야의 중국 및 태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업계와의 판매
경쟁에 대비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