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은행직원들은 요즘 신바람이 나있다. 툭하면 열리는 회의가 사라졌다.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어졌다. 그저 맡은 업무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러니 요즘 한일은행엔 생동감이 넘쳐난다.

바로 이관우행장이 취임하면서 생겨난 변화다.

이행장은 9일 취임100일을 맞는다.

수치적으론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일어난 변화는 이전의 어느때보다 크다는게 직원들의
얘기다.

우선은 수시로 열리던 회의가 없어졌다. 지난해 12월초가 대표적이다.

지급준비금을 쌓지못해 한은으로부터 유동성조절자금(B2)을 부과받은
다음날이면 으레 지점장들은 본점에 불려가야 했다.

그러나 12월엔 그런 일이 없었다.

이제나 저제나 하던 지점장들에 날아온 통보는 "걱정하지 말고 업무에만
충실하라"는 것이었다.

비단 지점장회의만이 아니다.

차장급이나 직원들회의도 가급적 열리지 않는다.

필요하면 이행장이 직접 실무자를 찾는다.

쓸데없이 본점에서 왔다갔다하는 지점장들에겐 불호령이 내려진다.

행장의 결재시간이 오전 8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오후 4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로 정례화된 것도 빼놓을수 없는 변화다.

부장들로선 결재를 받기위해 몇시간이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이밖에 <>임원용 엘리베이터가 없어졌고 <>이사회가 실질적인 토론장이
됐으며 <>직원들이 PC를 통해 은행장에게 건의하는 직소제도가 활성화된
점도 한일은행직원들이 꼽는 변화다.

이런 생동과 파격이 과연 실질적인 업적신장으로 나타날지 두고볼
일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