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욕=이봉구.박영배특파원] 미국 달러화가 일본 엔화에 대해
6일째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도쿄를 비롯한 세계주요 주식시장에서
주가마저 동반폭락하고있다.

금융시장전문가들은 금융공황사태를 조심스럽게 예견하면서 달러가
어느선까지 떨어질지 전망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일본정부는 긴급각료회의를 열어 금리인하를 비롯한 엔고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미국과 독일에서도
국제금융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만 커지고있다.

달러는 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미국이 달러 부양을 위한 협조개입을
꺼리고 있고 선진국들의 금리협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바람에 일본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한때 달러당
88.75엔까지 떨어져 하루전 뉴욕시장에서 기록한 사상최저치 89.05엔을
경신했다.

엔화는 오후 3시현재 달러당 88.80엔에 거래돼 전일 같은시간의 시세
92.63엔에 비해 3.88엔이나 폭락했다.

달러가 급락(엔화가 급등)하자 도쿄증시에서는 매도주문이 폭주하면서
종목을 가리지 않고 주가가 하락,닛케이(일경)평균주가가 한때 4백엔이상
떨어진뒤 하루전보다 3백33.97엔(1.97%) 낮은 1만6천6백21.31엔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도쿄주가의 하락은 아시아주요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싱가포르,방콕,
홍콩,대북,자카르타시장등에서도 주가가 일제히 큰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7일 뉴욕시장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달러당
90엔이 힘없이 무너져 달러가 89.05엔까지 급락했으며 오후5시 현재
(현지시간) 하루전의 92.80엔보다 1.75엔이나 떨어진 90.05엔에
거래됐다.

달러 폭락은 미국 증시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7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가 한때 50포인트나 급락한뒤
전일대비 34.93포인트 떨어진 3천9백62.63에 폐장됐으며 채권시장에서도
만기를 불문하고 가격이 하락,채권시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30년
만기 재무부채권의 경우 7.59%에서 7.63%로 급등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