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엔고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 이미 엔고로 타격을 입은적이 있는 금융기관들은 나름대로
환율변동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가 파생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엔고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달중 유로시장에서 1백20억엔규모의 엔화표시채권을 발행,자금을
조달할 예정인 산업은행은 채권발행즉시 엔화부채를 달러화부채로
바꾸는 통화스왑을 이용할 예정이다.

지난 2월6일 2백억엔의 유로엔채를 발행할 때도 똑같은 방법을
이용,엔고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지않았다.

당시 1달러당 환율이 1백엔 수준일때 채권발행을 통해 2백억엔을
조달,2억달러로 바꿔 해외에서 사용했다.

자금조달은 엔화가 용이했지만 필요한 자금은 달러화였기 때문이다.

이경우 통화스왑거래를 통하지 않고 엔화채무를 그대로 두었다면
환율이 1달러당 92엔으로 떨어진 최근에는 2억1천7백만달러를 갚아야한다.

엔고로 1개월여만에 갚을 돈이 1천7백만달러나 불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엔화가치의 상승을 미리 예상하고 통화스왑을
이용,자금을 달러로 바꾼뒤 만기상환직전일에 원래 환율(1달러당
1백엔)그대로 다시 엔화자금을 받기로 하는 거래를 외국의 금융기관과
체결했다.

통화스왑거래에 따른 소액의 수수료(원금 0.4~0.5%)만 부담했을
뿐 추가로 들어야할 1천7백만달러를 절약하게 된셈이다.

은행들이 엔고에 대응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이같은 통화스왑이다.

국내은행들은 이와함께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일정범위를 벗어나면
손실을 보고서라도 미련없이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스탑로스시스템(
Stop-loss System "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사고를 낸 영국 베어링사 외환딜러의 경우처럼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 전략을 고수하면서 거래규모를 부풀릴 경우 손실의 폭이
걷잡을 수없이 증폭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국제금융시장을 재빠르게 넘나드는 핫머니에 의해
최근의 엔고현상이 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단기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 달러위주의 통화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엔화 마르크화등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의 편입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환율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예컨대 엔화부채가 생길 예정인 기관에게는 단기간 엔화강세지속이
전망되면 선물환이나 통화선물을 이용,엔화를 고정된 환율에 미리
확보하거나 엔화매입권리(엔 콜옵션)을 사두는 방법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엔화수입이 예상되는데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
엔화를 고정된 환율에 미리 매각(선물환매도)하거나 엔화매도권리(엔
풋옵션)를 사두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