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충북투금에 대해 제3자 인수방침을 굳힘에 따라 인수대상자및
인수방법등에 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충북투금 제3자 인수설이 나돌기 시작한 뒤부터
직.간접으로 충북투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금융기관을
포함,10여 군데나 된다.

<>경영정상화 가능성

지난 2일부터 충북투금을 관리실사하고 있는 신용관리기금은 지난 3일
"재무구조나 영업전망을 볼 때 파산이란 사형선고를 내릴 정도로 부실
하지는 않다"고 재정경제원에 중간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투금은 현재 총대출 3천6백억원중 <>만기가 지났어도 원리금을
회수못한 4백60억원<>장기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지 못한 5백40억원등
부실여신이1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전대주주인 청방계열에 빌려준 게 3백60억원 남아있다.

하지만 전응규회장측이 이자를 꼬박꼬박 갚고 있고 충북투금을 덕산그룹에
넘길 때 대출금을 5년간에 걸쳐 상환키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부실여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충북투금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부실채권 1천억원중 당장 담보권을 행사하면 얼마나 되찾을
수 있을까.

충북투금은 "부실대출 부분에 대해서도 대출당시 충분한 담보부동산을
잡았었으나 최근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가치도 떨어졌다"며
"그렇더라도 최소한 절반이상은 건질수 있다"고 밝혔다.

1천억원중 5백억원은 회수하고 5백억원은 손실로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청주시문화동 109의 2 번화가에 있는 5층짜리 충북투금 본사사옥도
현재 장부상가액은 건축비 정도인 9억원으로 계상돼 있지만 자산재평가를
할 경우 80억원을 상회,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충북투금은 작년 하반기 영업순손실이 23억6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영업수지가 좋지 않다.

이와관련 충북투금 관계자는 "부실여신이 많아 콜자금등 단기부족자금을
끌어쓰느라 이자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기업이 인수해
증자하면 부족자금 규모는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자 인수가능성

홍재형 재정경제원 부총리가 7일 국무회의에서 충북투금에 대해 제3자
인수방침을 공식표명하자 지금까지 물밑에서 인수가능성을 검토해온
몇몇 기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덕산그룹에 넘어가기전 충북투금 인수를 추진하다 인수금액이
높은데다 청방측이 충북투금 재산상태에 대한 실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계획을 포기했던 조흥은행과 대신증권도 인수추진팀을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택지 분양사기사건이후 재기에 성공한 한 그룹과 최근 급부상한
중견기업중 하나인 나산실업등도 충북투금 인수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덕산그룹 계열사에 50억원을 빌려주면서 충북투금 주식 50만4천주
(16.1%)를 담보로 잡아둔 한미은행은 충북투금 사업성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몇몇 청주지역 기업체등에서도 컨소시엄 형태의 충북투금 인수가능성을
검토중이다.

<>인수방법과 가격 충북투금 제3자 인수는 <>공개경쟁입찰<>수의매각
<>법원경매<>주식시장 공개매수등 4가지가 있다.

이중 수의매각 방법은 특혜의혹이나 적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주식시장을 통한 공개매수도 어려움이 많아 일단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신용관리기금은 충북투금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사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덕산그룹측으로 하여금 공개경쟁입찰을 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또 주식을 담보로 잡고 각각 50억원씩을 빌려준 한미은행과
제일상호신용금고가 대출만기기간인 4월안에 대출금을 회수못하면
법원경매을 통한 담보권행사에 나서게 된다.

이 경우 낙찰가가 대출금이하로 떨어질 경우 한미은행이 부득이하게
채권보전차원에서 직접 충북투금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법원 경매를 통해 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려면 주식감정가에 영업권
프레미엄을 붙인다면 1백만4천주에 대한 낙찰가가 적어도 2백억원이상이
될 것으로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참고로 덕산그룹은 지난 1월 충북투금을 인수하면서 청방측에 50만4천주
대금으로 시가의 3배인 1백90억원을 지불했다.

나머지 50만주는 주식시장에서 1만1천원(현재 시세 8만1천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