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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이상 계속되온 엔고때문에 일본이 온갖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엔고를 피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일본내
산업공동화현상이 심화,국내생산이 줄고있고 있는 것은 물론 실업률이
증가하고 무역흑자도 줄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최근호에서 일본경제의 이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본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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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입은행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생산은 지난 93년 16.1%에서
오는 97년에는 21.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일본국내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올해의 경우 제조업체들이 해외투자는
18%나 늘리면서도 국내투자는 9%를 감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경제 부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자동차와 전자제품까지도
해외생산붐의 파급효과가 미치고 있어서 기업인들 사이에 산업공동화를
막지 못하면 일본 제조업의 기반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이 지난 80년이후 줄곧 지켜오던 세계 최대 자동차생산국의 자리를
지난해에 처음으로 미국에 내줘야 했던 것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한
예다.

TV의 경우도 일본은 최근 수출량보다 더 많이 수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최대 수출국의 명예마저 중국에 넘겨주고 말았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발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지난 93년초이후
지속되온 엔고때문이다.

일본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환율이 달러당 100엔일때 일본 제품의 가격은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들에 비해 84%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엔고는 산업공동화말고도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임금이 세계최고수준으로 등귀하면서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자율을 감안하지 않더라고 일본의 공장부지,용수,전기,선적에 들어가는
비용등 모든 영업비용은 임금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에따라 무역흑자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일본 산와(삼화)은행부설 연구소는 제조업 생산이 줄고 해외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오는 2천년까지 명목 GDP(국내총생산)의 0.3~0.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실업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들어 11월까지 제조업 근로자수는 4%가 감소한
1천5백만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산와연구소는 제조업체의 해외이전과 수입증가로 앞으로 68만명에서
많게는 1백28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업률은 지금까지 3%이하수준을 유지해왔지만 제조업 해외유출의
빈자리가 메워지지 않는한 오는 2천년에는 7%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분석가중에는 이같은 공동화현상등 제반 사안이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산업발전에 따른 구조조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TV등 저부가가치 제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고 대형화면 TV나
LCD(액정표시장치)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기반이 일본에 들어서면서 국가간
노동분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사무간소화와 함께 서비스
흥행업등을 육성하는등의 정부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견해를 같이한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