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거대 제약기업인 영국 글락소가 종근당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글락소와 종근당(대표 이장한)은 3일 두 회사가 절반씩 투자해 설립한
한국그락소의 종근당측 지분을 모두 글락소가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두 회사는 지난달 말 합작 청산을 합의하고 이달 중으로 한국그락소의
자산평가와 주식 매각 등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그락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정진영종근당
부사장은 종근당으로 복귀하고 신임 대표이사는 영국 글락소 본사에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외국 제약사가 1백% 투자한 외국계 제약사는 독일 바이엘,벨기에
UC B,네덜란드 신텍스,프랑스 사노피,미국 존슨,미국 머크,미국 애보트
등을 포함해 8개사로 늘어났다.

글락소가 종근당과 합작 관계를 청산하고 독자 경영에 나선 것은 국내
제약시장 개방에 따라 월등한 제품력과 함께 그동안 한국그락소를 통해
축적한 국내 영업력으로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락소의 독자 경영으로 최근 국내 제약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외국계 및 합작제약사의 시장 점유율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글락소는 지난해 79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2위의 제약사이며 이
회사가 개발한 위궤양치료제 잔탁은 지난해 34억달러어치가 팔려 단일
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한국그락소는 지난 85년 영국 글락소와 종근당이 각각 12억5천만원씩
투자해 설립했으며 지난해 잔탁 매출 2백억원을 포함,4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