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보고 듣고 맛을 느낀다.

또 냄새를 맡고 표면의 질감을 느낄수 있다.

사람은 이 5감이 있기에 스스로 신체를 제어하면서 살수 있다.

각종 기계장비의 첨단화를 위한 인공지능화는 기계에게 이같은 5감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계에게 5감을 가져다 줄수 있는 센서가 미래산업의 핵심부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대성전기의 센서개발팀(팀장 서세열부장,49)은 최근 금속박막형 압력센서를
국내 처음으로 독자개발, 국내기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압력센서시장에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세계 센서시장(올해 2백60억달러,추정)의 11%를 차지 하는 압력센서는
석유화학 항공 자동차 산업용기기 환경계측기 의료기기 과학기기등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화학센서 전자기센서 온도센서 하중센서등 다른센서 못지않게 중요하다.

국내 압력센서시장은 2백40억원 규모로 연간 15%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다.

대성전기가 내달부터 양산에 나설 금속박막형 압력센서는 컴프레서와
같은 산업용 유.공압기기의 핵심부품으로 사용 될 수 있다.

이 압력센서는 스텐레스 재질의 다이어프램위에 저항소자 4개가
다이아몬드형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스트레인게이지를 부착해 만들었다.

압력이 변화하면 다이어프램이 휘게 되고 이에따라 저항소자간의 균형이
깨져 전기신호를 발생하게 된다.

이 전기신호가 사람이 식별할 수 있는 숫자로 디지털화되는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통신기기에 쓰이는 스위치릴레이를 생산, 알찬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대성전기는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센서개발에 나섰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소규모 인력으로도 생산이 가능한 중소기업형 품목
을 고르던중 센서가 채택됐고 첫번째 개발 대상센서로는 6개월간의 시장
동향 조사끝에 압력센서가 선정됐다.

이회사는 압력센서의 기반기술 확보차원에서 우선 금속박막형 압력센서를
개발키로 하고 93년 하반기 연구팀을 구성, 연구에 착수했다.

이용필연구원은 주위여건에 영향받지 않는 증폭회로를, 임광순연구원은
감지부설계를, 현종성 연구원은 감지부가 온도보상효과를 갖도록 조립
특성을, 김종택연구원은 이들 요소기술을 묶는 시스템개발을 맡도록 하는
한편 서부장이 모든 연구를 총괄하는 것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졌다.

"압력센서에 대한 규격및 인증에 관련된 자료가 거의 전무했습니다. 어떤
시험방법을 써야하는지등 기초적인 기술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어요"

임연구원은자료부족으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서부장도 독자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센서업계의 특성상 관련 실험자료
를 얻기가 힘들었다며 반복실험과 연구원간의 토론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참여 연구원 모두가 일주일에 한번씩은 함께 토론하는 세미나가 연구기간
내내 지속됐다.

조립된 압력센서의 특성이 당초 목적에 못미치는 갖가지 문제점을 놓고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경우도 빈번했다.

지난해초 시제품을 개발했고 이어 김영보과장이 합류하면서 신뢰성과
내구성확보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작년말 양산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금속박막형 압력센서는 표준과학연구원의 시험결과,
고정밀도 경량화등 특성이 외제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외제의 3분의 1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폴리실리콘 압력센서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서부장은 올해말께 개발이 완료될 폴리실리콘압력센서가 세계적으로도
상품화 시작단계에 있는 첨단기술이라며 저렴한 가격과 센서의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잇점이라고 소개했다.

서부장은 압력센서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유량.유속센서등 다른 역학센서
제조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라며 센서를 이용한 제어시스템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