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시작되는 냉장고 성수기를 앞두고 LG.삼성.대우등 가전3사가
"물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다.

각사마다 최근 신문광고에 자사 냉장고가 인체에 좋다는 6각수 생성기능을
갖고있음을 강조하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집어넣고 있는 것.

LG전자(금성사)는 지난 1월중순 내놓은 신모델의 이름자체를 아예
"6각수 냉장고"로 명명해 6각수기능의 원조임을 자임하고 있다.

LG는 지난 3년간 1백32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6각수기능만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만큼 "물"기능에 관한 한 타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함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비슷한 시기에 시판을 시작한 냉장고의
주포인트를 각각 "문단속"과 "3면 입체냉각"에 맞추면서도 6각수기능을
겸비하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당초 물싸움은 LG와 삼성 두회사간에만 벌어졌으나 최근 대우전자가 가세해
3파전으로 비화되고있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의 식수용기내에 물을 채우면 "자화6각수"로 전환시켜
문을 열지않고 따라마실 수 있다는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문 전면광고의 주요 카피를 "6각수는 기본"이라는 문구로 바꿔
LG를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1일자 일부 신문부터 대우전자도 자사 냉장고에 "입체6각수"가
나온다는 광고를 시작한 것.

이같은 삼성.대우 양사의 광고공세는 6각수에 관한 한 "원조"를 자임하는
LG의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게 하고있다.

LG측은 자사의 냉장고에는 5개의 특수자석이 부착된 별도의 6각수시스템이
설치돼있어 6각수함량이 최고39%에 이르는 반면 타사제품은 그에 훨씬
못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과 대우측은 "6각수란 물이 섭씨2도 이하로 냉각되면 자연스레
생성되는 것이며 함량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한편 대우전자는 이에앞서 최근 삼성이 자사의 냉각방식을 "음해"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는등 가전사간 냉장고싸움이 "물"은 물론
냉각기능등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이처럼 3사간에 신경전이 치열한 것은 연간 1조5천억원(2백만대)규모로
추정되는 냉장고시장이 올3월부터 시작되는 결혼시즌등으로 본격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업체에서 라이벌사의 냉장고기능을 비방하는 내용의
팜플렛을 "내부교육용"이란 명목으로 각 대리점에 뿌리고 있다"며 "가전사간
시장경쟁이 점점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