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컨테이너직항로가 잇따라 개설되는등
양국 해운협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과의 컨테이너 직항로는 지난해 2월 범주해운이 부산-청도간 직항로를
처음 개설한 이후 부산을 깃점으로 상해 대련 청진등 4대 주요항로가 열린데
이어 최근에는 남경 연태 연운 장가항등 중국의 동남항만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중항로는 컨테이너 정기수송 서비스가 시작된지 1년만에 8개항로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 항로에는 우리나라의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중국의 국영선사인
COSCO사등 대형외항선사들까지 뛰어들어 참여선사만도 20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운항선박도 개설초기에 카페리 2척을 포함,14척에 불과하던 것이 요즘은
27척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양국 해운선사들은 한중항로에 투입선박수를 늘리기로 합의한바 있어 연내에
테이너선 12척이 신규취항될 예정이다.

한중항로가 이처럼 잇따라 개설됨에 따라 해상을 통한 양국간 물동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89년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1개)에 불과하던 해상물동량은 지난
93년에 23만4천TEU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40만TEU에 달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고려해운은 지난1월 중국 산동성에 컨테이너야드와 보관창고를
확보하고 중국44개 주요도시에 문전배달(door to door)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해상뿐아니라 육상에서도 수송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그러나 국내선사들은 이러한 외형적인 성과와는 달리 경영수지등 실질적인
면에서는 별로 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물을 실어줬는데도 수개월째 운임을 받지못하고있는 업체가 속출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선사들은 중국 정부측이 현지법인 승인을 미루는 바람에
영업에막대한 지장을 받고있다.

한중정기선사협의회의 이 구사무국장은 "중국측 화주들이 운임정산을 평균
7개월이상 늦추고 있어 국내선사들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상선 한진해운 범양상선등 국내 5개선사들은 중국 북경에 현지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지난해 5월께 중국 대외무역부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양상선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중국정부측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반해 중국의 COSCO측은 한중해운회담에서 양국선사들의 자유로운
영업보장을 허용키로 양국정부가 합의한 직후인 지난해11월 우리정부의
승인을 얻어 부산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중국내 대리점체제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측은 국내선사가 중국 대리점측과 계약을 맺을수있는 업체를
2개사로 제한하고있다.

이에따라 국내선사들은 중국 대리점측과 중복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화물집하뿐아니라 컨테이너의 관리 운영에서도 효율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선사가 대리점을 선택하는게 국제적인 관행인데 반해 중국에서는 대리점이
오히려 손님행세를 한다는 얘기다.

고려해운관계자는 "중국측의 이러한 일방적인 횡포를 고치기 위해서는
우리정부와 화주 선사들이 함께 나서 중국측에 정식으로 시정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