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의 구두패션은 의상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쪽으로 흐른다.

"우아한 여성스러움" "기품있는 고급스러움" "물흐르듯 부드러운 편안함"
등으로 대변되는 봄여성복 키워드가 그대로 적용되는 까닭이다.

금년봄 유행품목인 A라인스커트에 어울리도록 구두의 재질부터 형태까지
최대한 자연미를 살린 것이 주종을 이룬다.

번쩍거리는 칠피보다 가죽원단 그대로인 듯한 무늬와 광택없는 소재가
한층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도 지난 가을겨울 유행했던 높은 통굽이나 군화부츠형보다 정통
숙녀화형태가 주류를 형성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부드러운 선.

구두코 부분이 모서리 없이 공글려지고 굽의 높이도 과장없이 편안한
수준에 머문다. 높은 것도 6~7cm를 넘지 않는 것.

색상면에서도 검정이나 눈에 띄는 원색보다 자연색에 가까운 베이지류가
많이 나와있다.

아이보리색에 가까운 옅은 것부터 브라운까지 여러가지 톤이 고루
등장하고 있다.

운동화처럼 앞부분을 끈으로 처리한 것도 있다.

지난 가을겨울 유행한 스케이트화나 군화 모양의 변형이지만 투박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모양으로 바뀌어졌다.

리본장식을 단 것도 적잖다.

영캐주얼의 경우 올해는 한층 더 앳된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구두도 여기에 어울리는 상큼하고 발랄한 스타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크릴처럼 투명한 소재의 구두는 트렌디한 멋을 즐기는 첨단파를
위한 품목.

< 정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