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돕는다는 명분아래 시중은행들이 내놓았던 갖
가지 대출 개선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실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및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초 제
조업체의 경우 업체당 2억원까지는 일일이 소요자금을 산정하지 않고 대출
해 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지금까지도 기업들이 대출받을때 1억원이 넘을 경우는
해당기업의 재무제표 등을 검토하고 기업이 투자할 사업의 소요자금이 얼마
인지를 따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거래기업이 언제 얼마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향후
에 대출해줄 것을 약속하는 증서를 발급하고,약속한 날짜에 대출해 주는 "대
출선약제"를 작년 2월 중순께 도입했다.

미래에 소요될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 등으로 중소기업
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던 대출선약제 역시 시행후 1년이 된 현재까지
이용실적이 거의 없는 상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대출선약제가 유명무실한 것은 이 제도에 대한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 제도를 모르고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돕는다며 지난해 2월부터 취급하기 시작한
21세기 기업통장은 가입자수가 현재 6만좌에 달하고 있으나 구좌당 평균 대
출액은 30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