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4일 대중국무역보복조치를 발표한데 이어 중국측도 즉각 보복
관세부과를 공언하고 나섬에 따라 태평양을 사이에둔 두강대국간에 무역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물론 미국의 보복조치가 단행되기까지는 앞으로 20여일간의 여유가 남아
있어 막바지 절충가능성이 있지만 그동안에 보여온 양측의 정치 경제
심리적 마찰을 감안하면 해결이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다.

미국이 이번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나온 동기는 분명하다.

대중무역에서 연간2백억달러에 해당하는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쟁력이 있는 지재권분야에서 중국의 불법행위를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국은 지난해 5월 중국을 슈퍼301조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지정
하고 상표권 특허권등 일련의 지적재산권보호를 중국정부에 강력히 요청
했었다.

이와함께 중국측에게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영화 음악 컴퓨터소프트웨어
서적을 무단 복제해 미국에 끼치는 손해가 한해 1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92년 지적재산권 양해각서 체결시 15개였던 중국내 해적판
CD불법 제조공장이 2년여사이에 25개로 늘어난 점도 지적했다.

이에대해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자국산CD제조업자들에게 제작사 표시를
반드시 붙이도록 의무화하는등 미국의 요청을 수용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측이 미국의 이번조치를 순수하게 보지 않고 있는 것은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미국측의 저의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이 이번에 지적재산권문제를 들고 나온것은 WTO체제출범을
앞두고 중국길들이기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최혜국대우연장과정에서 중국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하는가 하면 중국이 WTO출범국가로 참여하는데 반대하는등 정치적
이해에 지나치게 치중해 왔다고 비난한다.

미국 역시 지난해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했다가 슬그머니 물러났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내심 중국의 콧대를 꺽어보겠다는 의도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양국의 분쟁을 지켜보는 많은 국제문제전문가들은 결국 양국이
무역전쟁의 최후시한인 오는26일까지 모종의 합의를 이루어 낼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일으키기에는 서로에게 부담이 너무 크다는 현실진단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국 미국의 경우 잠재적 거대시장을 잃는다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중국은 40%에 이르는 대미무역의존도가 말해주듯 무역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를 양국이 절대로 무시할 수 없으리라는
점에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