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의 경남에너지에 대한 공개매수가 실패했다.

2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경남에너지의 공개매수마감일인 이날까지 접수된
매수신청은 단 한건(16주)에 불과했다.

이번 공개매수좌절은 방어자입장인 가원측이 제3자인 대웅제약을 내세워
반대매매에 나서면서 경남에너지의 주가를공개매수가격(4만9천5백원)보다
높게 유지시킨데 따른것이다.

따라서 1대주주인 원진과 2대주주인 가원간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던 이번
원진의 경남에너지공개매수는 무위로 끝나고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원진측은 안정적인 경영권확보를 위해 현재로선 뾰족한 후속조치를 마련
치않았으나 조만간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맞서 가원은지금까지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원진의 적대적 M&A(기업매
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있다.

이에따라 양측간 지분경쟁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업계는 경남에너지의 공개매수불발이 올들어 활기를 띨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간의 M&A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번 공개매수실패는 지분율차이가 크지않은 1대주주와 2대주주가 첨예
하게 대립할 경우 공개매수가 쉽지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있다.

특히 경남에너지와 같이 유동주식물량이 많지않으면 자금동원능력없이도
방어자가 주가를 쉽게 관리함으로써 맞대응할수있다.

이번 사례에 비춰볼때 원활한 매수합병을 위해선 성공가능한 매수가격
결정등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증권업계는 강조한다.

그렇지않을 경우 소모적인 지분싸움만이 계속돼 대상기업의 경영에 막대
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대주주의 지분율이 적으면서 자산가치가 있는 종목이 M&A주
로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경험및 인식부족으로 M&A토양이
마련되지않은 국내실정에서는 그 부작용도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 이익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