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총자산등 외형성장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나
이익은 짭짤하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미국계 씨티은행이 전체 외은지점 총자산의 20%가량을 차지
하는등 외형이나 이익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영국계와 싱가포르계
은행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27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94년 외은지점 영업현황"에 따르면 3월말결산인
일본계 은행들을 제외한 37개 외은지점의 지난해 신탁계정을 포함한 총자산
은 10조8천2백76억원으로 93년의 10조3천4백15억원보다 4.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국내 일반은행의 총자산증가율 25.9%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인데
외은지점들은 93년에도 신장률이 4.7%에 불과했다.

외은지점의 신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조달하는등 외은지점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데다 <>금융자율화와
금리자유화가 진행되면서 국내은행들의 영업자세가 공격적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은감원은 분석하고 있다.

외은지점 자산중 은행계정은 은행간 외화대여와 역외금융등 외화자산이
늘어난데 힘입어 전년보다 3.7% 증가했으나 원화대출금이 줄어들면서
원화자산은 1%(4백71억원)가량 감소했다.

신탁계정은 금전신탁증가(16.1%)에 힘입어 전년보다 18.4% 늘어났으나
국내은행의 신장률(48.8%)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같은 영업부진을 반영, 외은지점들의 지난해 업무이익은 2천7백3억원으로
93년(2천5백35억원)보다 6.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자부문이익이 2천6백92억원으로 30% 증가한 반면 국내은행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외환시장에서의 외환매매익이 줄어들어 비이자부문이익은
93년(2천94억원)보다 18.6% 감소한 1천7백4억원을 기록했다.

나라별로 볼때 영국계와 싱가포르계은행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영국계은행은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의 업무이익증가(1백10.8%)와 93년 영업을
시작한 웨스트민스터은행의 흑자전환등으로, 싱가포르계은행은 역외금융
확대에 따른 이자수입증가와 대화은행의 흑자전환이 주요 요인이었다.

외은지점들이 지난해 올린 당기순이익은 1천5백25억원으로 93년(1천2백
87억원)보다 18.7% 늘어났다.

이는 국내은행들의 순이익증가율인 17.9%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조기퇴직제
도입등 과감한 경영합리화등을 통한 "이익 극대화"노력이 남달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외은지점들의 부실채권이 적은 탓에 각종 수익성지표들이 국내은행들보다는
훨씬 좋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탁계정을 포함한 총자산이익률은 1.41%로 국내은행들의 0.42%보다
크게 높았으며 자기자본이익률도 10.75%로 국내은행들의 6.09%보다 높았다.

은행별로는 미국계 씨티은행의 총자산이 2조1천억원으로 상위권 지방은행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업무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0%씩 늘어난 7백
49억원과 4백82억원을 기록했다.

외형면에서는 프랑스계인 크레디리요네은행이 총자산 1조4백26억원으로
"조"단위 대열에 끼였으며 싱가포르계 화교은행의 수익이 93년 2억1천만원
에서 지난해 21억8천만원으로 "9백38%"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처음 영업을 시작한 중국은행이 총자산 5백32억원을 기록, 외형면
에서 미국계 캘리포니아은행(4백52억원)을 제치고 "꼴찌"를 면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