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시장에 신세대바람이 불고 있다.

분위기있는 음식점에서 격식을 차려 마시는 고급술로 여겨지던 와인이
젊은 세대에서 인기를 끌며 편의점 백화점 등 일반소매점에서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와인의 대중화를 주도하는 수입와인은 차갑고 드라이한
맛의 국산 와인과는 달리 달콤한 맛과 깜찍한 패키지디자인으로 신세대감각
에 맞아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알콜함유량도 8~10도로 기존의 12도보다 낮춰 최근의 저도주경향에
발맞췄다.

한마디로 "술"보다는 "음료"로서의 기능을 강조한 것.

편의점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은 한손에 쏙 들어갈만큼 작은 미니와인.

이탈리아와인인 리유니트의 경우 1백87ml가 2천7백원으로 용량에 비해선
고가이지만 간편하고 가격에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판매가 늘고 있다.

LG25 한양대점의 박종석씨는 "미니와인은 주말에 연인들이 함께 와 사는
경우가 많다"며 "맛보다는 병모양이 예쁘다거나 호기심 때문에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유니트만으로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입와인바람을 주도한
(주)마블의 김창권사장은 "젊은층이 정통 와인의 맛보다 달콤한 것을 더
좋아하는 걸 겨냥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마블은 와인의 수요기반을 넓히기 위해 "와인하우스"라는 전문시음점의
개설에도 나서 현재 15개의 체인점을 확보했으며 술의 중간원료인 모스의
수입이 자유화되는 96년부터는 직접생산에도 나설 계획.

이처럼 수입와인의 인기가 높아지자 동양맥주 진로등 국내 와인생산업체들
도 달콤한 맛을 강조한 마주앙라인과 듀엣을 내놓았으며 주류수입사들도
일제히 와인취급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동양맥주 마켓팅팀의 박건후대리는 "연간 4백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와인시장은 현재 국산과 수입와인의 비율이 6대4 정도이나 매년 수입와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수입와인의 저가공세경향을 용기의 다양화와
품질의 고급화로 맞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