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의 디스카운트스토어인 E마트와 창고형회원제클럽인 프라이스클럽
의운영이 당초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소비패턴의 흐름등 시대
환경변화를 정확히 읽어낸데다 개점시기가 신업태에 대한 사회적관심이
높아진 때와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격파괴"라는 신종유행어를 탄생시킬만큼 지난한햇동안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할인점이 기대이상으로 빠르게 뿌리를 내린 것은
"외부여건에 힘입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힌 강성득신세계백화점이사는
"성공을 확신하기엔 아직 시기가 이르다"며 끝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강이사는 신세계백화점이 신업태 도입을 위해 야심적으로 선보인 E마트
와 프라이스클럽을 설립준비에서 현재 운영에 이르기까지 실무적으로
총지휘하고 있는 주역.

할인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딛고 넘어서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 그는 "가격파괴로 상징되는 유통혁명은 전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가격주도권을 둘러싼 할인점과 기존유통업체및 제조업체간의 마찰은
할인점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인점이 기존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반발등 적지않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성공''이라는 평가는 뒤로 미뤄 달라.그러나 두점포 모두 당초 기대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사업전망은 상당히 밝다.

그동안의 성과라면시장과 백화점으로 양분화됐던 국내소비자들 사이에
할인점이 흡수할수 있는 틈새(Niche)고객이 상당히 잠재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개점전 납품업체 확보에 무던히 애를 먹었다. 기존 가격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한 대리점들의 반발과 이를 의식한 제조업체들의 납품기피로
벤더업체와 도매상등에서 물건을 조달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PB(자체상표)
상품을 집중적으로 늘리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제조업체와 백화점등으로부터 가격질서를 무너뜨린다는 반발을 사는 등
마찰이 적지 않았는데.

"사실이다. 그러나 유통업이 발달한 미,일등 선진국에서는 가격결정권이
유통업체에 있지 제조업체가 쥐고 있지 않다.

할인점은 체인망을 구축하는 것이기본성격이므로 매장이 늘어나고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강해지면 자연 할인점에 대한 반발도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 E마트의 경우 오는96년 하반기까지 11개의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할인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를 꼽는다면.

"상품개발력 강화와 인재양성을 위한 운영업체의 노력이 우선 뒤따라야
할것이다.

다점포체제에 대비한 물류시스템등 기반이 충분히 갖춰져야 하며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수 있도록 자체상품개발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정부는 할인점이 물가안정에 기여할수 있도록 신규참여를 권장,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준주거지역에만 지을수 있도록 한 상업시설을 할인점에 대해서는 땅값이
싼 준공업지역과 녹지에도 건축할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그 한가지
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