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내구소비재를 세일즈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판매왕이라는 자리에 올라선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20일 대우전자가 선정한 판매여왕 정순심씨(42),21일 탄생한 현대자동차써
비스 판매왕 김정기차장(41).하늘의 별을 딴 이들은 그러나 "고객사랑은
작은 것에서부터"라고 말한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주력했지요"(정
순심씨)"고객의 호출에 즉각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김정기차장)는
말은 결코 노하우도 아니다.

간단한 원칙에 불과하다.

뒤집어 말해 그원칙을 실천하면 판매왕이 된다는 것.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4억5천9백만원어치의 가전제품과 3백98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세일즈맨들의 한해평균 판매실적은 가전제품의 경우 3천만-4천만원.자동차는
60대 정도이다.

그러니까 정씨는 다른 사람의 15배,김차장은 7배나 판매한 것이다.

김씨의 판매실적은 50만원짜리 TV로만 따지면 9백18대,1백만원짜리
냉장고로 따지면 4백95대를 판매한 셈이다.

게다가 정씨는 2년연속,김차장은 5년연속 판매왕이다.

정씨는 "3131작전"이라는 것을 실천한다.

제품을 팔고나서 3일후 전화로 확인하고 1개월후에 제품상태를 점검해준다.

3개월후에는 전화를 걸어 고객의 만족도를 확인하며 무상서비스가
끝나는 1년후에는 직접방문해 불편사항을 체크한다.

영업지역의 중소기업체를 제집드나들듯 하며 얼굴 익히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웬만한 회사의 신상명세는 정씨 손안에 있다.

입체냉장고 탱크를 팔기위해서는 맥주시음회를,전자렌지를 팔기위해서는
피자시식회를 연다.

국수파티 고기파티를 열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김차장은 2천5백명의 2천5백가지의 방법으로 관리한다.

한달에 고객에 뿌리는 안내서신만도 60만원어치.

계절별로 차량관리요령이라든지 응급처치요령 애프터서비스연락사항
생일축하편지등 자신이 만든 매뉴얼만도 1백여가지가 넘는다.

무엇보다 그는 고객의 부름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따지지 않고 달려가는
것이 장기이다.

새벽 자동차고장을 호소하는 고객이 득달같이 달려온 그에게서 느끼는
고마움은 적어도 3대의 자동차는 보장한다.

바쁜 세일즈생활이 가족에게 미안할 뿐이라는 그들은 "소득이 얼마냐"는
질문은 그저 웃어 넘겼다.

<김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