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합상사에 근무하는 김대리는 최근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1백만원
어치의 채권을 떠안았다.

대개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구입한 영업소에 등록을 대행하면서 채권도
함께 팔아치우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대리는 달랐다.

비록 큰금액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는 조금이라도 더비싸게 팔고
싶었다.

따지고보면 김대리의 고민은 이른바 첨가소화채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통은 채권도 유가증권의 하나로 본인이 판단해서 싸다고 생각될때
사들여 시세차익을 남기고 처분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자동차등록과 주택구입은 물론 식품영업허가나 법인설립등기등
각종 면허와 인허가등기및 등록시에 개인 또는 법인에게 강제로 배정
된다는 점에서 첨가소화방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들 채권을 의무적으로 배정받은 사람은 채권액면금액을 내고 인수
하게 되는데 여기서 장기저리로 조성된 자금은 지하철건설이나 지역
개발기금등의 공공의 목적에 사용된다.

첨가소화채의 종류로는 <>각종 인허가에 따르는 만기5년의 국민주택채
1종과 <>아파트등을 구입할때 배정되는 만기20년의 국민주택2종 <>서울
지역에서 자동차를 구입할 때의 9년짜리 도시철도채권<>여타 지방에서
자동차를 살때의 5년짜리 지역개발채권등을 들수있다.

그동안 발행실적을 보면 국채인 국민주택1,2종이 지난해 1조7천3백6억원
에서 올해는 1조6천8백26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내년에는 1조9천
5백억원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방채인 도시철도채권과 지역개발채권도 작년의 1조5천2백94억원에서
올해 1조5천억원선,내년 1조6천억원등으로 연간 1조5천억원수준의 채권
발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채권을 떠안았을때 판매할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수
있다.

증권사를 통하거나 나카마로 불리는 채권수집상(무면허 증권업자)을
통해 처분하는 것이다.

말이 쉬워 2가지라고 하지만 판매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증권사마다 제시하는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다 수집상의 경우엔 다단계
조직을 형성해 대형수집상을 정점으로 전국적인 거래망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리가 만일 자동차영업소에서 도시철도채권을 팔았다면 이는 곧
수집상에게 판매한 셈이된다.

현재 이들 수집상을 통한 채권가격은 줄잡아 1만원당 45%를 할인한
5천5백원정도이다.

김대리의 경우엔 1백만원어치를 팔아 55만원을 챙기게 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할인율은 연초만 해도 30%선이었으나 전반적인 채권수익률상승
(채권가격은 하락)과 함께 오름세를 보여왔다.

만일 이를 증권사에 팔았을 경우를 보자.증권사에선 할인율대신에
수익률로 따진다.

도시철도채의 수익률은 현재 연14.75%수준으로 1만원당 약6천원원에
해당한다.

현재 6천원을 연14.75%의 수익률로 운용하면 만기인 9년후엔 액면금액인
1만원이 된다는 개념이다.

김대리가 1백만원어치 채권을 증권사를 통해 판다면 60만원을 받게돼
수집상에 팔았을 때보다 5만원정도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또 증권사는 5백만원이하의 소액채권에 대해선 무조건 사준다.

증권사에 팔때는 해당채권과 함께 주민등록증과 도장만 지참하면
된다.

이와함께 내년부터는 지역개발채와 같은 지방채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그동안 지방채는 일자별로 발행돼 종목당 발행금액이 소액인데다 종목이
너무많이 상장되지 못했지만 지방채 발행일자를 월말로 통일시켜 상장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채를 가진 사람들도 수집상들에게 헐값에 넘기지
않고도 간편하게 판매할수 있게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그동안 채권을 사들일때 일일이 세고 확인하면서
채권실물을 주고받아야 했던 번거로움이 없어지게돼 거래활성화에
대한 길이 열렸다.

또 첨가소화채권을 포함한 채권을 판매할 때는 채권수익률이 내렸을때
처분하는 편이 유리하다.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채권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민주택채권1종의 경우 연초의 수익률은 연12.0%였던 것이
현재는 연13.7%선으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를 채권가격으로 보면 1만원당 5백24원이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