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증시 수급구조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며 종합주가지수 반등세의 발목
을 잡았다.

20일 주식시장에서는 정부가 기관투자가 증거금 인하등 증권산업 개편안을
마련중이란 설로 종합주가지수가 후장들어 반등을 시도했으나 증시 여건이
빠른 시일내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
다.

그러나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단기저점(13일, 1,025대)수준에서 하락세를 그
쳐 하방경직성을 확인시켜 줬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4.63포인트가 내린 1,023.99를 기록했고 한경다우
지수도 158.91포인트로 1.83포인트 하락했다.

거래량은 3천6백51만주, 거래대금은 7천9백99억원으로 매매부진 양상은 여
전했다.

상한가 3백43개등 1백45개의 주가가 오른데 비해 하락종목은 하한가 68개를
포함, 4백97개에 달했다.

이날 중소형 개별종목의 강세로 보합권에서 출발한 주식시장은 핵심블루칩
과 중가대형주의 약세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증권산업 개편설은 후장 한때 고가우량주들을 오름세로 돌려 놓으며 종합주
가지수 반등세를 가져오기도 했으나 시장분위기를 호전시키기에는 힘이 부치
는 모습이었다.

자금경색, 기관매수세 위축등 수급구조의 난맥상이 워낙 강한 가운데 시행
때까지 시간이 남아있고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설에도 강한 반등세를 보인 것은 이들 종목이 어느정도 바닥권을 다졌
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주식시장의 버팀목은 거래량 상위를 휩쓸며 강세를 보인 이수화학 고
려합섬 세계물산등 중가권 대형주들이었다.

장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시세가 나는 종목에만 매기가 몰
리는 투자자들의 시세조급증이 작용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증시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직전고점 수준에 달한 개별종목이 늘어나면서 경계매물이 쏟아져 단자 제약
전기전자 업종에서 상승대열을 벗어나는 종목이 늘었다.

하지만 물량부담이 적고 내년에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는 제지업종
은 강세를 이어갔다.

업종지수는 광업 섬유 단자등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