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신임총리에 이홍구전부총리를 택한 배경은 우선 그의
폭넓은 행정경험과 세계화마인드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두루 원만하면서도 녹녹치않은 조직장악력도 거물급 경제통들을 제치고
발탁된 배경으로 꼽힌다.

더구나 남북문제가 집권중반기 이후에도 여전히 핵심과제가 될 전망임을
감안할때 6공이후 통일원장관 주영국대사 통일부총리등을 역임한 그는
최선의 선택대상 이었다는 분석이다.

한때 유력해보였던 김만제포철회장을 비롯한 경제관료출신 거물들의 경우
막판에 "전내각을 효과적으로 장악할수 있겠느냐"하는 문제가 제기됐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김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부총리를 점찍어두고 측근에
연막을 피웠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이들 경제통들은 여전히 경제분야에서 언제든지 큰일을 맡길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리임명 시기가 당초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은 행정의 공백을 최소화 할
필요성이 고려된것 같다.

김종필민자당대표의 거취문제와 연관이 있지 않는냐는 해석도 있어나
청와대 측근들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총리 조기임명과 함께 후속내각개편 역시 예상된 24일께보다 앞당겨질 것이
확실시 된다.

정부조직개편안의 통과시점과 맞물려 있는점을 감안하면 21일전후가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홍구총리 지명을 계기로 개각 하마평의 방향도 약간 바뀌고 있다.

통일부총리에는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설이 다시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경제부총리에는 홍재형부총리나 박재윤재무장관 두사람중 한사람이 될
것으로 압축되고 있다.

개각이야기가 처음 나왔을때 거론되었던 방향으로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오히려 국제화 마인드가 있는 경제통이 임명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정치인들보단 사사로운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대통령을 보좌할수 있다는
점이 경제통 비서실장설의 배경이다.

이경우 총리후보로 거론되었던 일부경제관료출신이나 한승수주미대사
황병태주중대사등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나 비서실장의 광범위한
역할이나 특수성을 감안할때나 서석재씨등 정치인출신 측근들의 임명가능성
도 여전히 배재되지 않고 있다.

< 김기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