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법상 거주자가 같은 부모가 유주택자인 경우 함께 사는 장남에게
주택건설촉진법상 1세대1주택을 적용, 1순위자격을 주지 않고 있는 건설
회사의 분양조건은 무효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민사지법 합의50부(재판장 권광중부장판사)는 12일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부모를 모시고 사는 이진표씨(경기 고양시 마두동)가 (주)현대건설을
상대로 낸 아파트분양권 취소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당첨된 아파트를
신청인에게 분양하라"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은 건축회사들이 통상 아파트 분양공고시 조건으로 제시하는
"주민등록상 함께 거주하는 세대원이 주택을 소유했을 경우 당첨권을
박탈한다"는 규정이 법적인 근거가 없는것 임을 지적한 것으로 부모를
모시고 산다는 이유로 아파트분양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주택공급
규칙을 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주택건설 촉진법상 60세 이상된 부모를 부양하고
있고 일정한 소득이 있는 30세 이상의 자녀는 독립세대주로 인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동일세대원인 부모가 주택을 이미 소유하고 있으므로
아파트를 분양해 줄 경우 1세대1주택 규정에 위배된다는 건축회사의 분양
공고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건축회사들이 동일세대원중 주택을 소유한 세대원이 있을
경우, 분양권을 박탈하도록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주택건설촉진법상의
1세대 1주택 규정을법적 근거없이 확대 해석, 부모를 모시는 자녀와 독립
세대주를 구성한 자녀 사이의 평등권을 위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10월 현대건설이 건축한 경기 고양시 47평형 아파트에
당첨됐으나 현대측이 "이씨의 부모가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1세대 2주택이 된다"며 분양을 취소하자 "세대주인
부모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다를 경우에만 독립세대주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은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장남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부모를 모시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이라며 신청을 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