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창립 35주년을 맞는 서울신탁은행은 스스로 지금의 상황을 "위기
상황"으로 진단한다.

76년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의 합병으로 인해 부정적인 조직문화를 말끔히
가셔내지 못한데다 최근 2-3년간의 무리한 규모위주의 경영전략으로 부실
여신이 확대된 탓이다.

과거 누려왔던 신탁부문의 우위를 상실한 것도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런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손홍균행장은 1일 21세기초 국내선두
은행도약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경영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중장기계획은 추상적인 단어나열을 지양하는 대신 구체적인 "타임
스케쥴"을 제시한게 특징.

한국금융연구원의 경영진단을 토대로한 중장기계획에선 우선 95년 6월말
까지를 "위기관리기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간중 자산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96년말까지 구조재조정과 경영
합리화에 치중한다는 계획.

이과정에서는 보수적경영과 수익성경영을 통해 시중은행의 평균수준의
수익성을 내는 수준까지는 따라잡겠다는 생각이다.

97년은 적극적인 경영으로 전환하는 해.

이때부터 경쟁력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고객만족경영체제로 이행해
자본구조의 건전성이나 수익성등을 시중은행 평균수준까지는 만들어
놓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99년부터는 지속적인 발전을 시작, 21세기초에는 명실공히
선두은행의 자리를 차지한다는게 중장기계획의 내용이다.

이 은행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체력"다지기에 이미 돌입
했다.

지난 7월 은행장직속상설기구로 경영전략팀을 신설하고 본부부서를
부.팀제로 단순화해 결재라인을 간소화했다.

여신관련부서와 마케팅부서를 통폐합해 고객중심적 경영체제로 조직을
바꿨다.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명예퇴직을 통한 대폭적인 인력감축을 추진
하고 직원들의 정신적 단합을 위해 8천여 전임직원이 참여한 팀웍훈련도
실시했다.

지난해 배당을 하지 못했던 이 은행은 올해 2%의 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2%씩 배당을 늘려나가 대내외적인 신용도를 쌓을 계획이기도 하다.

물론 이를 뒷바침하기 위해 당기순이익도 올해의 8백21억원(추정치)에서
98년엔 2천1백68억원으로 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물론 목표가 다소 벅찬감도 있다.

그래서 손행장은 "다른은행과 동등한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몇배의
열의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임직원 모두가 하루빨리 과거의 낡은 사고와
진부한 틀을 벗어나 진취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업무자세로 은행발전에
헌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