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대학들이 "교육상품"을 앞세워 아시아에서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어느나라보다도 성공적인 대학교육 제도를 갖고 있지만 학생부족난을
겪고있는 미국대학들이 두툼한 지갑과 교육열을 지닌 아시아학생들을
유학생으로 모셔가느라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유학대행업체인 린든교육서비스는 지난달 유학생유치를 위해 아시아
5개국을 순방했다.

로체스터공대의 다니엘쉘리씨는 "80%가량이 미국으로 유학올 정도"인
말레이시아학생을 으뜸고객으로 꼽는다.

팬실베니아주 라살레대학은 현재2%수준인 외국학생비율을 조만간 10%
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대학들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아시아로 "출장"을 하는데 드는돈은
약1만달러. 사립학교를 기준으로 유학생 1명만 유치하면 출장비가
고스란히 떨어진다.

라살레대학의 라운폰츠씨는"출장가서 당장 학생 한명도 끌어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잠재고객 확보라는 차원에서 보면 조금도 손해가 아니다"라며"
유학설명회에 참석했던 학생들이 내년이나 후년이라도 유학올 수있는 것"
이라고 강조한다.

미상무부가 유학생분야를 5위의 "서비스수출"품목으로 랭크시켜 놓고
있는 것에서도 유학생을 "돈벌이"대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한햇동안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학비와 방세,식비로 쓴 돈은 총61억
달러. 여기에 각종부대비용과 유흥비로 36억달러정도를 더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미국의 은행서비스 수출액보다 많은 액수이다.

한국도 96년이후에는 대학시장이 개방돼 이런 판촉공세를 면하기는
힘들게됐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