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고 빠른속도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의 순유출액만도 2억5천만달러를 넘어서 증시개방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리상승추세에다 아시아시장의 투자매력이 반감되고 있는 것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28일 한은및 증권감독원집계에 따르면 지난주말(26일)현재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기위해 국내금융기관에 예탁해둔 자금은 92억4천8백만달러로
이달들어서만 2억5천1백만달러나 크게 줄어들었다.

외국인들은 이기간중 주식을 사기위해 7억3천4백만달러를 국내에 반입한
반면 주식을 매각한 자금 9억8천5백만달러를 해외로 빼나갔다.

특히 최근 1주일간은 순유출액이 1억3천만달러에 달하는등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식매매에 있어서도 이달들어서만 1조원에 육박하는 9천7백82억원어치를
매각한 반면 6천2백45어권어치를 사들인데 그쳐 3천5백37억원어치의 주식을
더 팔았다.

이는 증시개방이후 월간기준으로 가장 많은 주식처분으로 집계됐다.

증시상장 주식중 외국인 투자한도가 소진된 종목수도 1백96개에서 25일
현재 1백74개로 줄었고 장외에서 외국인들간에 매매되는 주식의 프리미엄도
크게 낮아졌다.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주식을 처분하고 해외로 빠져나가기는
지난92년 증시가 개방된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때까지는 지난 3월의 1억3천7백만달러가 최고기록이었으나 이달들어서는
이미 배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특히 이같은 유출러시현상이 내달초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를 앞두고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의 주식투자자금의 이같은 본국역류현상은 지난 15일 미FRB가 단기
금리를 0.75%나 인상하는등 올들어 세계적인 금리인승추세가 계속된데
직접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계는 또 지난해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아시아 증권시장이 올
하반기들어 하락추세를 뚜렸이 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아시아시장전체가
매력을 잃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